'지킬과 하이드' 현실판...낮에는 회사원, 밤에는?

파이낸셜뉴스       2026.06.01 07:00   수정 : 2026.06.01 07:00기사원문
강남·송파 등지서 사무실 옮기며 회원 모집
징역형 집유 받고도 또 범행...결국 징역 1년



[파이낸셜뉴스] '설레임', '크림'.

겉보기엔 평범한 사이트 이름 같았지만, 실제로는 수억원대 불법 도박이 오간 온라인 도박판이었다.

평범한 회사원으로 보였던 A씨(40)는 1년에 걸쳐 조직원들과 함께 서울 강남과 송파 일대 사무실을 옮겨 다니며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했다. 회원들은 숫자와 홀짝 결과를 예측해 돈을 걸었고, 운영진은 충전·환전과 배당금 지급을 관리했다.

31일 파이낸셜뉴스가 확보한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조직원 B씨, C씨 등과 공모해 2021년 2월부터 2022년 2월까지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 일당은 2021년 2월 16일부터 같은 해 6월 6일까지 서울 강남구 소재 사무실에서 불법 도박사이트 '설레임'을 운영했다. 사이트 운영 방식은 동행복권의 '파워볼'과 유사했다. 회원들은 6자리 숫자와 숫자 합계, 홀짝 여부 등을 예측해 돈을 걸었고 결과를 맞히면 배당금을 지급받았다.

조직 내 역할도 나뉘어 있었다. 총괄 역할을 맡은 B씨는 자금 조달과 사이트 구축, 회원 유치 등을 담당했다. A씨와 C씨는 B씨의 지시에 따라 사무실을 마련한 뒤 회원 모집과 도금 충전·환전, 사이트 관리, 수익금 정산 등을 맡았다.

한 차례 운영이 중단된 뒤에도 불법 도박은 계속됐다. 판결문에 따르면 B씨는 2021년 7월께 기존 설레임 사이트 운영을 멈췄다가 사무실을 옮긴 뒤 다시 사이트를 운영하기로 마음먹었다.

이후 A씨 일당은 2021년 9월부터 또 다른 사이트 운영에 들어갔다. 기존 '설레임' 사이트 운영을 재개하는 동시에 2021년 12월께는 또 다른 불법 도박사이트인 '크림'까지 새로 개설했다.

운영 장소도 계속 바뀌었다. A씨 일당은 송파구의 한 아파트 사무실과 강동구 소재 건물 사무실 등을 옮겨 다니며 회원 유치, 도금 충전·환전과 사이트 운영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에게 도박공간개설 혐의를 적용했다. 도박공간개설은 영리 목적으로 도박이 이뤄질 수 있는 공간이나 시스템을 마련·운영했을 때 성립하는 범죄다. 실제 오프라인 카지노뿐 아니라 온라인 도박사이트를 구축·운영하는 경우에도 적용된다.

결국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안희경 판사)은 지난 15일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범죄수익금 1100만원 추징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동종 범행으로 2차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음에도 또다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고, 도박사이트 운영에 가담한 정도도 중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A씨는 지난 2024년 12월 수원지법에서 전기통신금융사기피해방지및피해금환급에관한특별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아 판결이 확정된 상태였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있는 점, 범죄로 얻은 수익이 크지 않은 점, 이번 사건이 확정 판결을 받은 범죄와 형법상 경합범 관계에 있어 동시에 재판받았을 경우의 형평을 고려해야 하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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