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직원과 언쟁 후 뇌출혈 사망"...법원, 공장장 '업무상 재해' 인정

파이낸셜뉴스       2026.05.31 14:29   수정 : 2026.05.31 14:29기사원문
재판부 "격앙된 상태에서 심한 언쟁, 기존 질환 악화시켜 뇌출혈 유발"



[파이낸셜뉴스] 부하 직원과 업무 관련 언쟁을 벌인 직후 뇌출혈로 사망했다면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13부(진현섭 부장판사)는 지난 4월 2일 A씨의 배우자가 근로복지공단에 제기한 유족급여 및 장례비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한 회사의 공장장으로 생산업무를 총괄하던 A씨는 2024년 3월 15일 공장 휴게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병원으로 이송된 A씨는 뇌내출혈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사망했다. 사망 당일 A씨는 크레인을 이용해 트럭에서 물량을 내리던 부하 직원 B씨에게 "작업지시서를 왜 가져오지 않느냐"는 취지로 크게 화를 냈다. 이에 해당 직원이 A씨의 업무 처리 방식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며 두 사람은 언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유족은 2024년 6월 "A씨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공단에 유족급여를 신청했다. 그러나 공단은 "A씨가 동료 근로자와 언쟁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언쟁 내용에 비춰볼 때 뇌출혈을 유발할 정도의 급성 스트레스 요인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이에 유족은 "A씨가 공장장으로서 신체적·정신적 부담이 큰 업무를 수행했고, 사건 발병 당일 동료와 심하게 다투는 과정에서 상당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지난해 6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A씨가 동료와의 심한 언쟁 과정에서 겪은 정신적 스트레스가 기존 신체적 요인과 복합적으로 작용해 뇌내출혈 발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A씨는 평소와 달리 상당히 격앙된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며 "이를 통상적이거나 일시적인 의견 대립 정도로 가볍게 볼 만한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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