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지나간 자리, 갑상선이 흔들렸다
파이낸셜뉴스
2026.06.06 07:00
수정 : 2026.06.06 07: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호르몬은 생명의 진화와 함께 종에서 종으로 전달되고 발전했다. 생명이 존재하는 한 반드시 존재할 화학물질이 있다면 바로 '호르몬'이다. 이런 의미에서 호르몬은 불멸이다.
안철우 교수가 칼럼을 통해 몸속을 지배하는 화학물질인 호르몬에 대해 정확히 알려주고 삶을 좀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낼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물에는 잘 녹지 않아 혈중 단백질과 결합하여 체내 곳곳으로 이동한다. 정상 농도 범위는 T3가 혈액 1데시리터(㎗) 당 71~161 나노그램, 유리 T4(Free T4)가 0.8~1.7 나노그램, 갑상선자극호르몬 수치가 혈액 1밀리미터 당 0.86~4.69 마이크로IU(mcIU)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강타했던 2020~2022년, 내분비학계 최대의 이슈는 이 바이러스로 인한 갑상선 질환의 증가였다. 꽤 많은 사람들이 감염에서 회복되는 과정에서 갑상선중독발작이나 비갑상선 질환증후군, 갑상선기능저하증, 갑상샘염 등의 합병증이 발생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여러 사례들이 보고되면서 학계에 비상이 걸리고 여러 논문 발표와 심포지엄이 이어졌다. 급기야 미국 임상내분비학회는 치료 기간 중 갑상선 기능에 문제가 발견된 경우 퇴원 6주 후 갑상선기능검사를 시행하라는 권고안을 내놓았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왜 갑상선 기능에 영향을 주었을까.
갑상선은 갑상선호르몬을 분비하는 기관이다. 인간 뿐만 아니라 척추동물은 모두 갑상선을 갖고 있고 대부분의 무척추동물도 갑상선호르몬을 합성할 수 있다. 심지어 연체동물이나 극피동물과 같은 원시 생명체에게서도 갑상선호르몬 메커니즘이 발견된다. 그만큼 생명의 탄생과 더불어 진화한 아주 오래된 호르몬이며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호르몬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처럼 갑상선호르몬이 하는 역할은 대단하다. 이 호르몬은 인체의 거의 모든 세포에 작용하여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세포가 에너지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미토콘드리아에서 아데노신3인산(ATP)이라는 화학물질을 끊임없이 합성하고 소비해야 하는데, 갑상선호르몬이 미토콘드리아의 생성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세포는 미토콘드리아가 생산하는 ATP가 없으면 죽고 미토콘드리아는 갑상선호르몬이 없으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한마디로 갑상선호르몬이 없으면 생명은 유지될 수 없다. 겨우 가로 4~5센티미터, 세로 1~2센티미터밖에 되지 않는 작은 기관이지만 우리 생명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갑상선호르몬은 세포에 직접 작용하여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대사를 조절한다. 우리가 소비하는 기초대사량의 대부분이 갑상선호르몬에 의해 조절된다. 또 외부 기온이 떨어지면 세포에서 영양소를 활발히 분해하여 열을 발생시키고 체온을 조절하는 일도 한다. 우리가 의식하지 않아도 신체의 모든 세포와 조직이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것은 갑상선호르몬 덕분이다.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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