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혁 앞장서는 도요타 노조, 이익 배분에 빠진 韓
파이낸셜뉴스
2026.06.01 18:27
수정 : 2026.06.01 19:50기사원문
성과급·사용자성 문제 기업 협공 속
경총, 우리와 대비되는 日 사례 제시
두 가지 굵직한 논쟁이 노동시장을 뒤흔들면서 기업 경영에 적신호가 켜졌다. 10대 경제대국으로 올라서면서 먹고살 만해졌나 싶더니 미래는 내팽개치고 목전의 이익을 나눠 챙기겠다는 다툼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삼성전자 성과급 논쟁은 시발점이자 도화선이 됐다. 유사한 갈등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카카오의 노사 분쟁은 기업의 존립을 위협할 정도로 격화되고 있다. 카카오 노조는 잘못된 경영판단이 고용불안을 야기했다며 경영진이 압도적 보상을 독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구조조정·분사 중단과 고용안정 보장을 요구하며 이달 10일 부분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노란봉투법이 열어젖힌 사용자성 논쟁도 들불처럼 번질 기세다.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1일 전국금속노조가 제기한 현대차 하청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교섭요구 관련 2차 심판회의를 열었다.
원청의 사용자성 범위를 둘러싼 논란과 갈등은 산업 현장 전반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원청과 하청 간 책임논쟁이 심화될수록 기업은 하청구조 자체를 재편하거나 투자를 아예 회피할 것이다. 예상한 대로 노란봉투법이 기업의 투자의욕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이렇게 노사가 과실을 놓고 다툴 만큼 한가로운 때가 아니다. 글로벌 경기둔화와 미국발 관세압박 및 인공지능(AI) 전환이라는 삼중의 파고가 몰려오고 있는 지금이다.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 생존을 걱정해야 할 판에 분배갈등이 촉발돼 여간 문제가 아니다. 한국이 한강의 기적을 일궈 세계 10대 경제대국 반열에 오른 건 노사가 함께 생산성을 높이고 파이를 키워온 노력 덕분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내놓은 '도요타 노사관계의 시사점' 보고서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노사 관계의 심각한 현주소를 알 수 있다. 도요타 노조위원장은 올해 노사협의회에서 "지금까지의 방식을 계속한다면 고정비는 오르기만 할 것"이라며 스스로 변혁을 선언했다고 한다. 회사만 기다리거나 남 탓을 할 것이 아니라 노조 스스로 먼저 움직이겠다는 결의도 내비쳤다. 특히 AI 전환에 대해서도 노조 부위원장이 "내가 할 수 있는 기술은 무엇인가, 나의 부가가치는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강성 노조가 파업을 무기로 배수진을 치는 한국의 현실과 딴판이다. 도요타가 세계 1위 완성차 기업의 위상을 꾸준히 유지하는 비결은 이런 노사 간 상생정신이다.
한국 경제는 저성장의 늪과 AI 자동화의 파고를 동시에 헤쳐나가야 하는 도전을 앞두고 있다. 그 도전에 성공하려면 노사 모두 미래를 위한 생산성 혁신과 상생 협력으로 중지를 모아야 한다. 너도나도 이익 챙기기에 집착하다가는 나눌 것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를 노사 모두 무겁게 새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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