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류 24.2% 상승… 연휴 여행수요 겹쳐 물가 오름세

파이낸셜뉴스       2026.06.02 18:15   수정 : 2026.06.02 18:49기사원문
5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 3.1%
중동 사태에 고유가 영향 확산
국제항공료 33.5% 급등 '최고'
농축수산물 가격도 상승 전환
생활물가 3.3%… 체감 부담 높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다시 3%대로 올라섰다.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석유류 가격이 물가를 끌어올린 데다 5월 연휴 여행 수요 확대가 서비스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며 물가 압력을 키웠다. 여기에 그간 하락세를 보였던 농축수산물 가격까지 상승 전환하면서 당분간 물가 불안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유가·여행 수요로 물가 상승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2024년 3월 이후 2년 2개월만에 3%대에 진입한 것이다.

물가 상승을 주도한 것은 석유류였다. 석유류는 전년 동월 대비 24.2%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0.92%p나 끌어올렸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인 2022년 7월 이후 3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품목별로는 휘발유가 23.1%, 경유가 33.3% 각각 상승해 같은 기간 기준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등유 역시 21.7% 오르며 2023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와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물가 상승 폭은 더 컸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민경신 재정경제부 물가정책과장은 "정책 효과가 없었다면 5월 소비자물가는 약 3.7%까지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유류세 인하와 최고가격제를 통해 약 0.6%p 수준의 상승 압력이 완화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물가도 상승 압력을 키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서비스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해 2023년 12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공공서비스는 1.8%, 개인서비스는 3.7% 상승했고, 이 가운데 외식을 제외한 서비스는 4.4% 올라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5월 연휴에 따른 여행 수요 증가도 개인서비스 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해외단체여행비는 26.3%, 승용차 임차료는 25.7% 각각 상승했다. 국제항공료는 33.5% 급등하며 1995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하며 3~4월 하락 흐름에서 상승 전환했다. 기온 상승에 따른 출하량 감소와 기저효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품목별로는 쌀(13.5%), 달걀(10.2%), 갈치(15.1%), 조기(14.6%) 등이 상승했고, 무(-27.5%), 양파(-18.5%), 양배추(-43.9%) 등은 하락했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중동 정세 불안으로 석유류 가격 상승 폭이 커진 데다 계절적 요인에 따른 여행 수요 증가가 맞물리며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며 "농축수산물 역시 상승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체감물가 부담

소비자가 일상에서 체감하는 물가 부담은 더 컸다. 식품과 생필품 등 생활과 밀접한 품목 가격을 반영하는 생활물가는 1년 전보다 3.3% 올라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3.1%)을 웃도는 수준이다. 식품은 2.1%, 식품을 제외한 부문은 4.2% 상승했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2.5% 상승했다.

정부는 고유가와 여름철 기상 변수로 물가 불안 요인이 이어질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생과 직결된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향후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두고 할인 지원과 공급 확대 등 가용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장바구니 물가와 체감물가를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할인 지원과 납품단가 인하, 공급 확대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물가 안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폭염과 폭우 등 여름철 기상 여건으로 먹거리 물가와 식재료 가격이 불안해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선제적으로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정상균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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