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 논란
파이낸셜뉴스
2026.06.03 19:08
수정 : 2026.06.03 21:06기사원문
취지 자체는 이해할 수 있다. 발전소 인근 주민들이 송전탑과 소음, 환경 위험을 오랫동안 고스란히 감내하면서도 전력을 소비만 하는 수도권과 똑같은 요금을 내야 한다는 현실은 분명히 불공정하다. 그러나 이 제도가 풀려는 문제와 실제로 만들어낼 결과 사이에는 여전히 좁히기 어려운 간극이 존재한다. 정책의 의도가 선하다고 해서 제도의 결과까지 선한 것은 아니다.
우선 차등의 기준이 불명확하다. 현재 논의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큰 덩어리로 나누는 방식에 가깝다. 그러나 인천은 전력자급률이 상당히 높은 지역임에도 수도권이라는 행정구분 하나만으로 비싼 요금을 부담하게 된다. 반대로 비수도권이라도 실제 자급률이 낮은 지역은 혜택을 누린다. 전력자급률이 3%에 불과한 대전과 200%를 훌쩍 넘는 전남이 같은 '비수도권' 범주로 묶이는 것이 현재의 구도다. 이런 설계는 실제 원가를 반영하겠다는 제도의 명분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형평을 내세우면서 또 다른 불형평을 만들어내는 셈이며, 제도의 정당성을 스스로 갉아먹는 꼴이 된다.
지역 간 에너지 불균형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원칙에는 동의한다. 문제는 수단이다. 요금 차등보다 발전소 입지 지역에 대한 직접적인 재정보상, 지역 에너지 수익의 공유 모델, 분산에너지 인프라 투자 확대가 더 정밀하고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길이다. 전기요금은 모든 국민의 생활과 산업에 직결된 공공재다. 균형발전이라는 선한 목표를 내걸었더라도 기준이 불분명하고 효과가 불확실하며 부작용이 예견된다면 속도보다 정밀함이 먼저여야 한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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