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조선, 친환경 선박 시장 공략 본격화

파이낸셜뉴스       2026.06.05 11:06   수정 : 2026.06.05 11:0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케이조선이 친환경 선박 시장 공략을 본격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조선이 세계 최대 조선·해운 박람회인 '포시도니아 2026'에서 친환경·고효율 선박 기술력을 잇달아 인정받으며 글로벌 중형 선박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케이조선은 이번 박람회에서 국내외 주요 선급으로부터 기본인증(AIP) 2건을 획득하고, 글로벌 선급·기국·기자재 업체와 친환경 선박 공동개발 업무협약(MOU) 3건을 체결했다.

총 5건의 기술 성과를 공개하며 주력 분야인 중형 탱커 시장에서 설계 경쟁력과 탈탄소 대응 역량을 동시에 부각했다.

포시도니아는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조선·해운 전시회다. 글로벌 선주와 선급, 조선사, 기자재 업체가 대거 참여하는 만큼 신기술 검증과 수주 마케팅의 장으로 평가된다. 올해 행사에서도 로이드선급(LR)을 비롯한 주요 선급들이 국내 조선사들과 친환경 선박 개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케이조선은 한국선급(KR)으로부터 '파형 격벽(Corrugated Bulkhead)을 적용한 7만4000t급 석유제품운반선'에 대한 AIP를 획득했다. 파형 격벽은 화물창 내부 구조를 단순화해 선박 운항과 유지보수 효율을 높이는 설계 기술이다. 이번 설계는 석유제품뿐만 아니라 화학제품까지 적재할 수 있도록 범용성을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에는 주로 5만t급 이하 선박에 적용되던 기술을 7만4000t급 선박으로 확대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증이 케이조선의 중형 탱커 포트폴리오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선주 입장에서는 다양한 화물을 운송할 수 있어 운항 유연성이 커지고, 조선소 입장에서는 친환경 규제와 효율성을 동시에 고려한 고부가 선박 영업이 가능해진다.

이탈리아 선급 리나(RINA)로부터는 '6세대 5만t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에 대한 AIP를 받았다. 선급 기준에 따라 설계 적합성과 기술 완성도를 검증받은 것이다. 해당 선종은 이미 다른 선급 승인을 통해 시장성을 인정받은 바 있으며, 이번 RINA 인증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유럽 선주 대상 신뢰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케이조선은 LNG 벙커링선 개발에도 나섰다. 영국 로이드선급, 동화엔텍과 '2만2000㎥급 LNG 벙커링선 공동개발 프로젝트'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LNG 벙커링선은 LNG 추진선에 연료를 공급하는 선박이다. 국제해사기구(IMO)의 온실가스 감축 규제 강화로 LNG, 메탄올, 암모니아 등 대체연료 추진선 발주가 늘면서 연료 공급 인프라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LNG는 암모니아·수소 등 차세대 연료로 넘어가기 전 현실적인 전환 연료로 꼽힌다.

이번 협력은 단순한 선박 설계 개발을 넘어 연료 공급망 시장까지 겨냥한 행보로 풀이된다. 동화엔텍은 LNG 관련 기자재 분야 역량을 보유한 업체로, 케이조선은 선급·기자재사와의 협업을 통해 안정성과 경제성을 갖춘 벙커링선 설계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풍력보조추진 시스템(WAPS) 분야에서도 성과를 냈다. 케이조선은 스페인 바운드포블루(bound4blue)의 흡입식 돛 기술인 'eSAIL'을 적용한 5만t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 공동개발을 위해 로이드선급, 라이베리아 기국과 MOU를 체결했다.

뷰로베리타스(BV), 바운드포블루와는 7만4000DWT급 LR1 탱커에 풍력보조추진 기술을 적용하는 공동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해당 협력은 7만4000DWT급 LR1 탱커의 설계 최적화와 풍력보조추진 시스템 적용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풍력보조추진은 바람을 보조 동력으로 활용해 연료 사용량과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기술이다. 기존 엔진과 연료 체계를 유지하면서도 탄소 저감 효과를 낼 수 있어 선주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바운드포블루의 eSAIL은 흡입식 돛 원리를 활용해 풍력 에너지를 추진력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WAPS가 단기간에 적용 가능한 탈탄소 솔루션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암모니아·수소 추진선은 상용화와 연료 공급망 구축에 시간이 필요하지만, 풍력보조추진은 기존 선박 설계에 접목할 수 있어 선박의 에너지효율지수(EEXI), 탄소집약도지수(CII) 대응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이번 성과는 케이조선이 주력으로 삼아온 중형 탱커 시장에서 친환경 기술 패키지를 강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글로벌 선주들은 선박 발주 때 가격과 납기뿐 아니라 연비, 탄소 배출 저감 성능, 선급 인증 여부를 핵심 평가 요소로 보고 있다.

케이조선은 대형 조선사들이 초대형 LNG운반선, 컨테이너선, 해양플랜트 중심으로 경쟁하는 것과 달리 중형 탱커와 석유화학제품운반선 분야에서 차별화된 설계 역량을 쌓아왔다. 여기에 LNG 벙커링선, 풍력보조추진, 파형 격벽 설계 등을 더해 고효율·친환경 중형 선박 시장에서 수주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형 선박 시장도 환경 규제 대응력이 수주 경쟁의 핵심으로 바뀌고 있다"며 "선급 인증과 공동개발 실적은 선주에게 기술 안정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고 말했다.

케이조선은 이번 포시도니아 성과를 기반으로 글로벌 선급, 기국, 기자재 업체와 협력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케이조선 측은 "중형 선박 시장에서 축적한 설계·건조 경쟁력을 바탕으로 친환경·고효율 차세대 선박 개발을 확대하겠다"며 "글로벌 환경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선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조선소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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