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아내 강제추행 군인, 대법 "유죄 확정이면 성폭력 치료명령 가능"

파이낸셜뉴스       2026.06.07 13:10   수정 : 2026.06.07 13:0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현역 군인은 원칙적으로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성범죄 유죄 판결이 확정돼 군인 신분을 잃게 되는 경우라면 예외적으로 이수명령을 함께 부과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군인 신분 여부를 선고 당시가 아닌 판결 확정 이후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최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현역 부사관 A씨 사건에서 벌금 800만원만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20년 후배 군인의 집에서 후배와 다른 군 동료들과 술을 마시던 중 후배의 아내 B씨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1·2심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해 강제추행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쟁점은 A씨에게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을 함께 부과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성폭력범죄로 유죄 판결을 선고할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500시간 범위에서 재범 예방을 위한 수강명령 또는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을 병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같은 법은 이수명령과 관련해 보호관찰법을 준용하고 있는데, 보호관찰법은 현역 군인 등 군법 적용 대상자에 대해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수강명령 등을 하지 않도록 특례를 두고 있다. 군 지휘권 보장과 집행의 현실적 어려움을 고려한 규정이다.

이에 2심은 A씨에게 벌금 800만원을 선고하면서도 이수명령은 부과하지 않았다. 현역 군인에게는 성폭력처벌법상 이수명령을 명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다른 판단을 내렸다. A씨에게 적용된 당시 군인사법에 따르면 성폭력 범죄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현역 군인 신분을 상실한다. A씨에 대한 벌금 800만원형이 확정될 경우 더 이상 군법 적용 대상자가 아니라는 의미다.


대법원은 "강제추행죄로 벌금 8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이 확정되면 피고인은 현역 군인 신분을 당연히 상실하게 된다"며 "원심 선고 당시 군법 적용 대상자라는 사정만으로 성폭력처벌법상 이수명령을 부과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결국 대법원은 판결 확정과 동시에 군인 신분 상실이 예정된 경우라면 선고 시점에 현역 군인이더라도 이수명령을 함께 부과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과 동시에 선고돼야 하는 이수명령이 누락됐다"며 원심을 전부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서울고법에 환송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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