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시진핑의 '북핵 중재론'에 찬물...김정은·김여정 '핵무장' 연일 과시

파이낸셜뉴스       2026.06.07 15:42   수정 : 2026.06.07 15:4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7년 만의 방북을 앞두고 북한이 비핵화 거부 입장을 재차 분명히 했다. 시 주석이 방북 기간에 북한의 비핵화와 북·미 회담 의사 타진을 희망해 왔던 우리 정부와 미국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오히려 시 주석은 방북 기간에 북·중·러 3각 연대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7일 외교가에 따르면 시 주석은 8~9일 평양 방문 기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대미 사회주의 연대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달 20일 베이징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지 3주도 안 돼 김 위원장과 만남을 갖는다.

또한 시 주석은 최근 베트남과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 사회주의 국가 정상들과도 잇단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다. 시 주석은 라오스 인민혁명당 총서기 겸 대통령인 통룬 시술릿과 지난 5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또 럼 베트남 서기장 겸 국가주석도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지로 중국을 택해 4월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전격 회담을 가졌다.

반면 우리 정부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시 주석의 역할론에 대한 기대감을 여전히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 통일부는 "시 주석의 방북이 한반도 평화공존을 진전시키는 데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의 미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가 논의됐다고 밝히면서 대북 압박을 이어왔다.

하지만 북한은 시 주석의 방북 직전까지 비핵화에 대한 단절을 명백히 했다. 시 주석이 북한의 완강한 거부 의사 속에서 '북한 비핵화' 의제는 꺼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직접 비난은 피했지만 핵 보유에 대한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의 방북을 앞둔 지난 일주일간 핵 농축 공장 시찰과 순항미사일 확대 생산을 지시하면서 미국을 압박했다. 김 위원장은 6·3 전국지방선거가 치러지던 지난 3일 그동안 공개된 적이 없는 우라늄 농축 시설을 찾은 뒤 핵무력 강화를 지시했다.

또한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지난 6일 담화에서 미중 정상 간 북한의 비핵화 논의에 대해 "미국의 상투적인 거짓 유포 놀음"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장은 그러면서 "우리는 그러한 사실 유무에 대하여 가장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면서 중국 측으로부터 관련 내용에 대한 설명을 직접 들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부장은 "우리의 핵보유국 지위는 절대 불퇴의 한계선이며 누가 인정하든 말든 엄연한 현실"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직접 비난은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해봐야 북한에 이로울 것이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보유를 시도한 이란에 대한 공격과 함께 북한에 대한 비핵화를 추구하고 있다.

시 주석이 이번 방북 기간에 6·25 전쟁 참전 전사자를 기리는 평안남도 회창군 열사릉원에 처음 방문할지도 관심사다. 이곳은 중국의 과거 지도부가 자주 찾았던 장소로 꼽힌다. 마오쩌둥 전 주석의 장남 마오안잉을 비롯한 지원군 열사 134명의 유해가 안장된 이곳에는 저우언라이·원자바오 총리가 참배했었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 등 북한 최고지도자들도 여러 차례 찾은 바 있다.

노동신문은 이날 북한과 중국이 '공동의 위업'인 '사회주의 사회 건설'의 길에서 "혈연적 유대와 친선관계의 전통"이 "끊임없이 강화됐다"고 강조했다. 또한 중국의 6·25 개입을 상징하는 문구인 '항미원조 보가위국'(抗美援朝 保家衛國)을 끄집어냈다.

미국에 맞선 북한과 중국의 공조를 내세운 것이다. 북한은 한미와 서방 국가들을 '적대세력'으로 지칭하면서 "정치와 외교, 경제와 군사의 각 방면에서 제재와 압박을 가하며 안전이익에 엄중한 위협을 조성하고 있다"며 "그럴수록 두 나라는 사회주의 기치를 높이 들고 새로운 승리를 마련하기 위해 역사적 진군을 힘차게 다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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