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경제·레바논 얽힌 고차방정식… 100일째 답 못찾는 중동戰
파이낸셜뉴스
2026.06.07 17:58
수정 : 2026.06.07 18:20기사원문
美·이스라엘, 2월 이란 기습 공격
60일내 전쟁 끝내겠다던 트럼프
100일째 종전 출구 못찾고 장기전
美 "핵 포기" vs 이란 "제재 해제"
양보 없는 싸움에 전세계 피로감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 2월 28일 기습 공격으로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를 비롯한 주요 정치·군사 지도자 40여명을 한꺼번에 제거하고 쉽게 전쟁을 마무리 짓는 듯 했다.
그러나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드론 등을 활용한 비대칭 전략, 그리고 결사 항전으로 인해 장기전의 수렁에 빠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초 60일 이전에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장담했었다.
이런 가운데 중재국 파키스탄은 돌파구 마련을 위해 다시 방문 외교 전개를 재개했다. 모신 라자 나크비 파키스탄 내무장관은 6일(현지시간) 테헤란에 도착해 에스칸다르 모메니 이란 내무장관과 회담했다고 이란 IRNA통신 등이 전했다.
나크비 장관은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상을 성사시키는 데 핵심 역할을 했던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군 총사령관의 친서를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 등 이란 지도부와도 회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더해, 레바논군 수장인 루돌프 하이칼 사령관 역시 파키스탄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이 레바논 문제까지 포함한 포괄적 중재를 시도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 같은 움직임과 별개로, 현장에서는 군사적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같은 날 미국 중부사령부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국제 해상 교통을 위협하던 이란의 자폭형 공격 드론 2기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란 드론 4기를 격추한 데 이어 추가로 발생한 충돌이다.
양측의 산발적 교전 속에서도 당장 휴전을 파기할 만한 확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에는 모두 선을 긋는 모습이다. 각자 "승리했다"고 주장하는 소득 없는 전쟁에 국제사회의 피로도가 높아졌다.
이란 국립법의학기관(IRIB) 등에 따르면 이란에서는 5월말 기준 이번 전쟁으로 약 3500여명이 사망하고 2만 6500여명 이상이 부상했다. 또 레바논에서도 3500명 가량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금 동결 해제 vs 핵 포기
이란과 미국은 전면전 우려가 고조되던 지난 4월 초 개전 한달여만에 휴전에 돌입했지만 이후 열린 첫 대면 협상이 별다른 성과 없이 종료됐다. 그 뒤 양측은 파키스탄 등 중재국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 받고 있다.
현재 미국은 이란 핵 문제 해결을 종전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의 폐기 또는 이전, 향후 수십년간 우라늄 농축 중단 등을 요구했다. 반면 이란은 당장 경제를 옥죄는 해상 봉쇄부터 푸는 게 먼저라는 입장이다. 특히 제재 해제와 동결 자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합의는 없다고 버티고 있다. 여기에 이란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문제까지 종전 협상의 일부로 끌어들였다.
이스라엘도 다른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헤즈볼라 등 친이란 무장세력의 위협 제거를 국가 안보의 핵심 과제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헤즈볼라를 겨냥해 레바논 국경을 넘어 남부 리타니강 북쪽의 전략적 요충지인 보포르(Beaufort)까지 장악했다.
이란과 헤즈볼라가 이를 '휴전 위반'으로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레바논 정부 간 위태로운 휴전 협정이 지난 3일 체결됐다. 미국은 이란과의 종전 협상과 레바논 문제를 분리하려고 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레바논에서도 적대 행위 중지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스라엘의 철군을 요구하고 있어 휴전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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