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의 최우선 과제는
파이낸셜뉴스
2026.06.10 19:06
수정 : 2026.06.10 19:06기사원문
국민의 노후자금을 운용하는 기관으로서 보다 중요한 것은 단기 대응이 아니라 일관된 리스크 관리체계다.
기금의 중장기 자산배분 전략이 장기 재무분석 대신 시장 수급이나 정책 요구에 이끌려 사후 조정되는 관행이 반복된다면 포트폴리오 분산 원칙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 국내주식 등 특정 자산군의 비중을 단기에 상향 조정해 위험 노출도(익스포저)를 넓혀 놓은 상황에서 시장 조정 장세가 도래하면 기금 전체 손실 위험이 커지고 국민연금 자산배분 신뢰도 약화될 수 있다.
시장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다. 이달 1~9일 코스피 일평균 거래량은 5억1176만주로 집계됐다. 올해 1~5월 일평균 거래량(8억6920만주)과 비교하면 40% 넘게 줄어든 수치다. 지난 8~9일에는 코스피가 하루 만에 8.29% 급락했다가 이튿날 8.19% 급등하는 등 이례적인 변동성을 보였다. 이로 인해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91.23까지 올랐다. 거래량이 줄고 변동성이 커진 국면에서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 상향은 시장 안정 효과와 운용 안정성 훼손 가능성을 동시에 낳는다. 문제는 어느 쪽이 더 큰가가 아니라 그 판단이 장기 재무분석과 위험관리 원칙에 따라 이뤄졌는지에 있다.
결국 국민연금이 단기적인 시장 안정 수단으로 활용되는 구조적 모순을 끊어내는 것이 핵심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기금위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 구조를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 변동성이 상수로 자리 잡은 시장 환경에서 국민의 노후자산을 지키는 방법은 단기 처방이 아니라 원칙에 기반한 자산배분과 철저한 위험 관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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