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1등' 코스피, MSCI '선진지수 후보'에 다시 오르나
연합뉴스
2026.06.14 07:06
수정 : 2026.06.14 07:06기사원문
MSCI, 24일 '연례 시장분류 리뷰'…선진국지수 편입 관찰대상국 복귀여부 주목 발목 잡은 외환거래·공매도…선진국 후보 퇴출 후 '11년 낙방 잔혹사' 7월 '24시간 외환거래' 승부수…증권가 "60% 이상 확률로 긍정적 결과" JP모건 "관찰대상국 편입, 코스피 영향 제한적…선진국 편입시 자금 흐름엔 부정적일수도"
[마켓스토리] '수익률 1등' 코스피, MSCI '선진지수 후보'에 다시 오르나
MSCI, 24일 '연례 시장분류 리뷰'…선진국지수 편입 관찰대상국 복귀여부 주목
발목 잡은 외환거래·공매도…선진국 후보 퇴출 후 '11년 낙방 잔혹사'
JP모건 "관찰대상국 편입, 코스피 영향 제한적…선진국 편입시 자금 흐름엔 부정적일수도"
(서울=연합뉴스) 이민영 기자 = 올해 코스피는 글로벌 증시의 주인공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기술주 랠리를 압도하는 국내 반도체 대형주의 급등세에 힘입어, 코스피는 선진국들을 제치고 G20(주요 20개국) 국가 중 증시 상승률 1위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시가총액 규모로만 보면 이미 세계 6대 증시 반열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상태다.
하지만 국제 무대에서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대접'은 다르다.
우리 증시는 여전히 인도, 브라질 등과 함께 '신흥국 시장(Emerging Markets)'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지수 산출 기관인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는 전 세계 주식시장을 선진시장, 신흥시장, 프론티어시장, 독립시장으로 분류해 지수를 운영한다. 현재 선진국 지수에는 미국·일본·영국 등 23개국이 포함돼 있는데, 한국은 중국·인도 등과 함께 여전히 신흥국 지수에 분류돼 있다.
덩치는 어엿한 성인인데, 여전히 고등학생 취급을 받으며 주니어 리그에서 뛰고 있는 셈이다.
시장의 시선은 이제 오는 24일 새벽 MSCI가 발표할 '연례 시장 분류 리뷰'로 향하고 있다.
관전 포인트는 단 하나, 한국 증시가 '선진국지수 편입 후보군(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에 다시 복귀할 수 있느냐다.
투자자 입장에서 "신흥국이면 어떻고 선진국이면 어떠냐"고 물을 수 있지만, 돈의 '질'이 달라진다.
신흥국 지수에 있으면 단기 차익을 노리는 변동성 큰 자금이 주로 들어오지만, 선진국 지수에 올라타는 순간 글로벌 초장기 안정 자금의 '기본 장바구니'에 한국 주식이 자동으로 담기게 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국 지수가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면 국내 증시에 최대 360억달러(한화 54조7천억원)에 달하는 장기 자금이 새롭게 유입될 것으로 추정한다.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깰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열쇠인 셈이다.
사실 한국이 이 문을 두드린 건 처음이 아니다. 오히려 매번 다른 이유로 퇴짜를 맞았던 눈물겨운 '11년 낙방 잔혹사'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시작은 창대했다. 한국은 지난 1992년 신흥국 지수에 편입된 뒤 16년 만인 2008년 처음으로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당장이라도 승격될 것 같았던 분위기는 그러나 월가의 냉정한 시선에 가로막혔다.
MSCI는 원화 환전의 어려움과 거래소 데이터 활용 제한 등을 이유로 번번이 선진국지수 승격을 보류하더니, 급기야 2014년 관찰대상국 명단에서조차 한국을 아예 퇴출했다.
정부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관찰대상국 복귀를 위해 홍콩 MSCI 사무소로 대표단을 보내고(2015년),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 거래시간을 30분씩 연장하며(2016년) 성의를 보였다.
2023년에는 30년 넘게 '코리아 디스카운트' 주요 요인으로 꼽혀온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IRC)를 폐지하는 등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MSCI는 여전히 퇴짜를 놨다.
설상가상으로 2024년에는 예기치 못한 '공매도 규제'가 핵심 걸림돌로 부상했다.
선진국 시장의 기본 조건은 자유로운 공매도 여건 보장이다. 그러나 정부가 2023년 11월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자 MSCI는 "시장 규칙의 갑작스러운 변경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한국에 매서운 감점 폭탄을 던졌다.
이렇게 '공매도' 관련 항목에서 마이너스 평가를 추가로 받으면서 18개 항목 중 7개 항목에서 '마이너스'(개선 필요)를 받게 됐다.
작년에는 공매도 재개로 공매도 접근성 항목이 '플러스'로 바뀌면서, '마이너스' 항목은 총 6개로 줄었다. 그러나 여전히 '마이너스' 평가를 받은 ▲외환시장 자유화 수준 ▲투자자 등록 및 계좌 개설 ▲정보 흐름 ▲청산 및 결제 ▲증권 이동성 ▲투자상품의 가용성 부문은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완연히 다르다. 정부가 해외 투자자들의 지적 사항을 정조준한 로드맵을 완수해 가동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가장 상징적인 조치는 외환시장의 완전 개방이다. 정부는 오는 7월 6일부터 원·달러 외환거래를 '24시간 무중단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기존 새벽 2시 마감을 넘어 글로벌 투자자가 언제든 원화를 환전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한 것이다.
여기에 외국 금융기관이 국내에 원화 계좌를 두고 직접 원화를 운용할 수 있도록 '역외 원화 결제망'을 내년부터 본격 시행하고, 외국인 통합계좌의 개설 주체 제한을 없애면서 관찰대상국 승격 가능성을 어느 때보다 키우고 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MSCI 선진지수 편입 관련 시장 접근성 리뷰 및 워치리스트 발표에서 한국은 60% 이상 확률로 긍정적 결과를 예상한다"며 "핵심적으로 작년에 부정적 평가를 받았던 '외국인 외환시장 자유화'는 완전 이행 수준은 아니지만 향후 역외 원화 결제 기관 제도 도입과 7월 외환 24시간 개장이 예정된 점을 고려할 때 평가 등급이 상향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공매도 자유 관련 이슈도 완전히 해결됐고, 영문 및 배당 공시도 개선되고 있으며, 외국인 통합 계좌도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김종영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그간 MSCI의 지적 사항 중 "외환 시장 관련 이슈가 선진국 진입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며 "정부의 로드맵에 외환 시장 개선안이 대거 포함됨에 따라 해당 제도와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MSCI 선진 지수 진입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안심하긴 이르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대부분의 개선안이 아직 시행 직전이거나 초기여서 올해까지는 모니터링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MSCI는 지난해 연례 시장 분류 리뷰에서 "한국 증시를 선진시장으로 잠재적으로 재분류하기 위한 협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모든 쟁점이 해결되고 시장개혁이 완전히 시행되며, 시장 참가자들이 변화의 효과를 철저히 평가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명시했다.
특히 24시간 외환시장 개시일(7월 6일)이 올해 리뷰 발표일 이후이고, 역외 원화결제망도 내년 가동이 목표라 당장 눈앞의 인프라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다.
최지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MSCI는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개혁이 완전히 시행되었으며, 시장 참여자들이 변화의 효과를 충분히 평가할 시간이 주어졌을 때' 재분류 협의를 시작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며 "올해 6월의 시장 재분류 리뷰까지 제도가 완전히 정착하기에는 시간적 어려움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통신 등 일부 업종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을 최대 49%로 제한하는 규정도 여전한 걸림돌로 꼽힌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MSCI 워치리스트 등재의 핵심 기준은 원칙적으로 '모든 항목의 개선'인데, 현재 완전 해소된 항목은 공매도 하나뿐"이라며 "또한 현재 통신 등 일부 종목에 대한 외국인 보유 주식의 최대 한도 제한이 존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달 말 관찰대상국에 진입한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선진국 지수가 되는 것은 아니다. 최소 1년 이상의 관찰 기간을 거쳐야 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관찰대상국 편입이 증시에 미칠 단기 영향은 제한적이며, 실제 선진국지수 편입 후에는 자금이 일부 유출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믹소 다스(Mixo Das) JP모건 한국 주식 시장 전략 총괄은 연합뉴스의 서면 질의에 "한국이 올해 관찰대상국에 포함되더라도 실제 선진국 지수 편입까지는 통상 3∼5년 이상의 과정이 될 가능성이 높아,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장기적 관점에서 실제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될 경우 한국 시장의 브랜드와 위상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면서도 "자금 흐름 측면에서는 오히려 부정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과거 사례를 보면 신흥국에서 선진국지수로 이동할 때 오히려 자금 유출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신흥국 지수를 추종하는 운용자산(AUM) 규모가 신흥국(EM) 시장 규모 대비 큰 반면, 선진국(DM) 지수 내에서는 해당 국가의 비중이 더 작아져 배정되는 AUM 및 자금 유입 규모가 통상 더 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선진국 지수는 시가총액 및 유동성 기준이 더 높아, MSCI 한국지수 구성 종목 수가 현재 약 77개에서 50개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약 20∼30개 종목이 지수에서 제외될 수 있고, 해당 종목들의 유동성과 애널리스트 커버리지가 감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mylux@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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