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빚투'에 레버리지 폭탄까지…한탕주의 올인
뉴시스
2026.06.14 08:02
수정 : 2026.06.14 08:02기사원문
사상 최대 '빚투' 반대매매 한 달새 1.2조 폭탄 일주일 새 사이드카 4번…"투기성 베팅 금물"
2026.06.12. jini@newsis.com
특히 미국 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고환율 등으로 코스피가 연일 큰 폭으로 급등락하면서 빚으로 버티던 계좌들이 대거 강제 청산당해 최근 한 달간 시장에 쏟아진 반대매매 규모만 1조원을 넘어섰다. 주가 조정 과정에서 쏟아지는 반대매매 물량과 배율 조정을 위한 레버리지 ETF의 기계적 매도가 겹치며 시장의 낙폭을 더욱 키우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모양새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시의 신용공여잔고는 지난 1일 기준 38조227억원으로 사상 최대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후 신용공여잔고는 36~37조원대로 내려갔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미수거래는 주식 매수 대금의 일부(계약금)만 내고 남은 돈은 증권사에서 빌려 주식을 사는 초단기 외상 거래다. 투자자는 주식을 산 뒤 2거래일 안에 이 빌린 자금을 무조건 갚아야 한다. 만약 담보 유지비율이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거나 기한 내에 상환하지 못하면 3거래일째 되는 날 증권사가 보유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게 반대매매다.
반대매매가 투자자들에게 유독 무서운 이유는 투자자 의사와 관계없이 주식이 강제 처분되는 데다 매도물량이 장 시작 전 동시호가에 집중되면서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 체결돼 원금 손실까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 달(5월11일~6월10일)간 반대매매 규모는 1조2373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코스피가 각각 5.54%, 8.29% 급락했던 지난 5일과 8일에 이어 8.18% 급반등한 9일 반대매매 규모는 총 4751억원에 달했다. 일별로는 5일 1662억원, 8일 1391억원, 9일 1698억원으로 사흘 연속으로 반대매매 규모가 1000억 원대를 넘어선 것은 2023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도 평시 수준을 한참 웃도는 10.5%까지 치솟으며 '빚투' 투자자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이번 변동성 장세 배후로 자산운용사들이 최근 경쟁적으로 내놓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ETF' 쏠림이 지목된다.
개별 종목의 하루 변동성을 양방향으로 2배씩 추종하는 이 상품들에는 상장 후 지난 9일까지 개인 자금이 폭발적으로 유입됐다. 지난달 27일 상장 이후 레버리지와 인버스를 합산한 총 16종의 단일종목 ETF에 유입된 거래대금 규모(11일 기준)는 총 385조3252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이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이 지수 전반의 호가를 뒤흔드는 주범이라고 보고 있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일간 수익률을 정확히 2배로 추종해야 한다. 때문에 장중 주가가 급락하면 운용사와 시장조성자(LP)들은 목표 배율을 맞추기 위해 장 마감 직전 현물과 선물을 기계적으로 추가 매도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실제로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조정을 받았을 때 기초지수로 삼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들은 '음의 복리효과'로 11~14% 낙폭을 기록했다. 손실이 곱절로 불어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 규모도 커졌다.
주가 급락 시 레버리지 ETF 운용사들이 배율을 맞추기 위해 쏟아내는 기계적 추가 매도는 이른바 '숏 감마(Short Gamma)' 효과를 유발하며 불난 집의 부채질하는 꼴이 되고 있다. 숏 감마란 주가가 떨어질 때 추격 매도를 해야 하고, 주가가 오를 때 추격 매수를 해야만 해서 본의 아니게 시장의 롤러코스터(변동성)를 더 부추기는 불리한 상태를 말한다.
여기에 빚으로 버티다 터져 나오는 개인 투자자들의 반대매매 물량까지 겹치면서 주가 하락이 또 다른 하락을 부르는 '변동성의 악순환'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200변동성지수(VKOSP)가 실제 주가 변동성을 따라가지 못할 만큼 최근 지수 변화가 무질서해졌다"며 "레버리지 ETF 수급의 대부분이 주도주인 반도체에 집중되고 반도체의 코스피 영향력이 높은 환경이 지속되는 한 무질서한 가격 움직임과 빈번하게 마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하루에만 수백 포인트씩 오르내리는 극단적인 증시 변동성도 반대매매 위험을 키우는 요인이다. 코스피는 지난 2일 장중 8933.62까지 치솟으며 9000선 돌파를 눈앞에 뒀으나, 불과 3거래일 만인 8일 급락하며 서킷브레이커(매매 일시정지)와 매도 사이드카가 동시에 발동돼 7400선까지 주저앉았다.
이튿날인 9일에는 역대 최대 상승 폭을 기록, 매수 사이드카 발동과 함께 8000선을 재탈환했으나 10일 재차 폭락하며 매도 사이드카와 함께 7730선으로 밀려났다. 이어 12일에는 중동 종전 기대감에 장중 7% 넘게 폭등하면서 또다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 8100선을 회복하는 등 전례 없는 널뛰기 장세를 연출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이달 들어 매도와 매수 사이드카가 번갈아 울리는 극단의 변동성 장세에서는 레버리지 상품이나 신용융자를 활용한 빚투는 자산이 순식간에 증발할 수 있어 빚투를 줄여나가는게 중요하다"며 "하락장에서 제때 대응하지 못하면 반대매매로 강제 청산당해 원금 대부분을 잃을 수 있어 무리한 레버리지 투자는 절대 금물"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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