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회복? 어쩌라고요"…청년 '고용 한파' 코로나 이후 최악

뉴시스       2026.06.14 08:53   수정 : 2026.06.14 08:53기사원문
5월 15~29세 고용률 43.8%…2020년 이후 최저 30·40대 고용률 큰 변화 없는데 청년층만 악화 15~29세 경제활동참가율, 60세 이상보다 낮아져 "기업 경력 채용 선호에 중동전쟁 영향까지 겹쳐" 반도체 호황 영향은 미미…AI발 고용 위축 가시화 "청년 사회진출 늦어지면 내수 부진 원인 될수도"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서울 시내의 한 대학교 일자리플러스센터에서 학생들이 승강기를 기다리며 줄지어 서 있다. 2026.05.13. xconfind@newsis.com


[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 반도체 호황으로 경기는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청년층 취업 한파는 오히려 심화하고 있다. 기업이 신규 채용을 꺼리고 경력직·수시 채용을 하는 관행이 자리 잡으면서 15~29세 청년 고용률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14일 국가데이터처의 '5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 달 15~29세 고용률은 전년 동월보다 2.4%포인트(p) 급락한 43.8%로 집계됐다. 하락폭은 2021년 1월(-2.9%p) 이후 5년 4개월 만에 가장 컸다.

5월 기준 청년 고용률은 코로나19 팬데믹(2020년 5월 42.2%)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5월 청년 고용률은 2021년 44.4%, 2022년 47.8%로 상승한 뒤 2023년 47.6%, 2024년 46.9%, 2025년 46.2%로 하향곡선을 그리다 올해는 하락폭이 더욱 커졌다.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봐도 청년층 고용 한파는 심각한 상황이다. 30대(81.2→81.2%), 40대(80.2→80.7%), 50대(77.6→78.5%), 60세 이상(48.3→47.9%)의 고용률은 상승하거나 큰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15~29세만 큰 폭으로 떨어졌다.

청년층에서는 고용률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고용 지표가 크게 악화됐다. 취업이 어려워지자 경제활동 참여가 줄어드는 현상도 감지됐다.

5월 15~29세 실업률은 7.2%로 전년 동월 대비 0.6%p 상승했다. 경제활동참가율은 47.2%로 0.8%p 떨어졌다. 5월 15~29세 경제활동참가율(47.2%)은 60세 이상(49.0%)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정부는 기업의 신규 채용 기피 현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중동전쟁이 고용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청년층 고용 여건이 더욱 악화했다고 분석했다.

빈현준 국가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최근 고용 문화가 공채에서 경력직·수시채용으로 바뀌면서 청년 취업 지연되고 있다"며 "중동전쟁 등 외부 불확실성 때문에 신규 채용을 늦추거나 판단을 지연하면서 새로 노동시장에 진입해야 하는 청년층이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13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15~64세 고용률은 70%로 4월 기준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나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3.7%로 전년 동월 대비 1.6%p 하락했다. 청년 고용률은 지난 2024년 2월 이후 24개월째 하락이다. 연령대별 취업자를 보면 60세 이상(18만9000명), 30대(8만4000명), 50대(1만1000명) 등에서는 취업자가 늘었지만 20대(-19만5000명)에서는 취업자가 크게 줄었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는 19만4000명 줄며 4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5월 산업별 취업자수 추이를 보면 중동전쟁으로 인한 기업의 비용 부담 증가로 제조업(4월 -5만5000명→5월 -14만명), 건설업(-8000명→-4만3000명) 등 업종에서 감소세가 확대됐다.

또 전문과학및기술서비스업(-8만9000명)과 도소매업(-3만6000명)에서도 취업자 수가 감소한 것은 인공지능(AI) 전환과 무인점포 증가 등 기술 발전에 따른 고용 위축 성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반도체 호황으로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1.8% 증가하는 등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하고 있지만, 청년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상황이다.

빈현준 국장은 "최근 반도체가 수출을 주도하고 있으나, 취업자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며 "제조업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4% 정도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더라도 반도체는 다른 업종에 비해 취업유발계수가 낮다. 이 때문에 실제 산업 생산 증가세와 비교해 고용에 미치는 효과가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중동발 고용 위축에 비상이 걸렸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12일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중동전쟁에 따른 물가·공급망 부담과 환율·금융시장 변동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5월 취업자 수가 감소 전환하는 등 고용 여건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청년 고용 상황 개선에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두고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구윤철 부총리는 "지난 4월 발표한 청년뉴딜 추진 방안의 핵심 과제들을 속도감 있게 집행하고, 추가 보완 과제도 적극적으로 발굴하겠다"며 "관계부처 간 협업을 통해 계층별·업종별 세부 고용동향을 면밀히 분석해 신속한 조치가 필요한 사항은 즉시 개선토록 하고, 현장소통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청년 취업난이 장기화할 경우 현재 20대의 사회 진출과 자산 형성의 기회가 늦어지면서 경제에도 부담을 주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 특정 세대에 편중된 고용 부진은 계층간 갈등과 사회 불안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고용 자체를 줄이고 있고, 고용을 하더라도 비용 절감을 위해 신입사원이 아닌 '중고신입'을 선호하고 있다"며 "사회에 발을 딛는 청년들에게는 기회가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희 교수는 "자식들이 독립이 안되면 가계 입장에서는 경제적인 부담이 커지고, 이게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내수 경기 부진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정부가 획기적인 방법을 써서라도 청년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하는데 병목이 생긴 것을 해소해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서울 시내의 한 대학교 일자리플러스센터에서 한 학생이 채용정보 게시판을 보고 있다. 2026.05.13. xconfi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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