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대 준비 올인한 홍명보호.. 8강 가기 위해 조1위를 적극 노려야하는 이유
파이낸셜뉴스
2026.06.14 15:44
수정 : 2026.06.14 16:24기사원문
2주 전부터 치밀하게 준비한 솔트레이크시티 고지대 훈련, 강력한 무기로 탈바꿈
올라갈 수록 심해지는 고도... 선제적 적응 마친 한국엔 최고의 어드벤티지
멕시코 현지인들의 우호적 응원 결합
조 1위로 갈 수만 있다면 꽃길이 열리는 홍명보호
[파이낸셜뉴스] 1승을 선점한 홍명보호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시나리오가 흥미롭게 흘러가고 있다.
19일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2차전을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 앞에는 여러 갈래의 길이 열려 있다. 조 2위로 통과해도 32강 진출에는 큰 무리가 없는 여유로운 상황이지만, 만약 개최국 멕시코를 꺾고 조 1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한다면 원정 8강을 넘어 '역대 최고 성적'이라는 위대한 기적까지 조준할 수 있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의 가장 큰 변수이자 맹독은 단연 '고지대'다. 희박한 산소와 낯선 기압은 세계적인 강팀들의 발걸음마저 무겁게 만든다. 하지만 홍명보호에게 고지대는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 대표팀은 일찌감치 이 '사각지대'를 승부처로 짚어냈다. 대회 개막 2주 전부터 멕시코 현지와 유사한 환경인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선제적인 고지대 적응 훈련에 만전을 기했다.
그 결과는 체코와의 1차전에서 고스란히 증명됐다. 후반으로 갈수록 체코 선수들은 산소 부족으로 발이 무거워진 반면, 태극전사들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지치지 않는 기동력을 과시했다. 남들에게는 무덤과도 같은 악조건이, 철저한 대비를 마친 한국에는 상대의 체력을 갉아먹는 '천연의 무기'로 둔갑한 셈이다.
더욱 고무적인 사실은 토너먼트의 전장이다. 조별리그를 통과해 높은 곳을 향해 올라갈수록 한국이 마주해야 할 경기장들은 과달라하라보다 고도가 더 높다. 아즈케가 스타디움이 그곳이다. 무려 해발 2240m다. 만약, 이 경기장을 초반부터 적응하지 못한 팀이랑 8강에서 마주친다면 이는 전력 여부를 떠나서 승패를 가를 엄청난 무기가 된다. 멕시코가 조1위 통과를 간절히 바라는 이유도 그것때문이다.
초반부터 이런 환경에 몸을 완벽하게 맞춰놓은 한국의 선제적 적응력은 대회가 장기전으로 접어들수록 그 진가를 십분 발휘하게 된다. 고지대의 악명은 높아지지만, 한국의 톱니바퀴는 오히려 더 매끄럽게 돌아갈 수 있는 완벽한 신체적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여기에 이동거리마저 짧다.
여기에 경기장 밖의 환경적 행운마저 대표팀을 돕고 있다. 당초 멕시코와의 2차전은 4만여 명의 홈 관중이 뿜어내는 일방적인 야유를 견뎌야 하는 고난의 행군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경기장을 찾은 멕시코 현지 축구 팬들이 오히려 한국 국가대표팀을 향해 열렬한 환호와 지지를 보내고 있다. 물론, 멕시코전에서야 일방적인 응원을 보내겠지만, 한국 대표팀이 조1위에 올라온다면 좋은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할 수 있다.
승점 3점의 여유, 완벽하게 통제된 고지대 리스크, 잛은 이동거리, 그리고 현지의 호의적인 분위기까지. 모든 퍼즐 조각이 홍명보호를 향해 완벽하게 맞아떨어지고 있다. 조 2위라는 안전망이 존재하지만, 멕시코를 넘어 조 1위를 차지해야 할 명분은 너무도 뚜렷하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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