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인상 후폭풍' 분노 폭발한 인니 Z세대

파이낸셜뉴스       2026.06.14 18:34   수정 : 2026.06.14 18:34기사원문
대학생 경제정책 규탄 시위 확산

【파이낸셜뉴스 하노이(베트남)=김준석 특파원】 "인도네시아 므느주 방크루트!(파산으로 향하는 인도네시아!)"

지난 12~13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분다란 호텔 인도네시아 로터리 광장과 족자카르타 게자얀 거리에는 분노한 대학생들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인도네시아대(UI), 자카르타주립대(UNJ) 등을 상징하는 노란색 대학 점퍼를 입은 학생 수천 명이 거리를 메우며 정부의 경제 정책을 규탄했다.

대학생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직접적 계기는 정부의 휘발유 가격 인상이다.

인도네시아는 석유 정제 시설 부족으로 연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다. 최근 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정부는 결국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 유지해오던 유가 보조금을 축소하고 휘발유 가격을 32% 인상했다.

학생들의 분노는 단순한 유가 인상에만 향하지 않았다. 이들은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핵심 공약인 무상 급식(MBG)과 협동조합 사업 등 대규모 재정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한 결과 그 부담이 국민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아동과 임산부 등 8300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무상 급식 프로그램에는 연간 280억달러(약 42조5460억원)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위에 참여한 대학생 라파엘 아레바는 외신과 인터뷰에서 "선심성 사업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면서 정작 서민 생활과 직결된 유가 보조금은 축소됐다"며 "포퓰리즘 정책의 대가를 국민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프라보워 정권의 간판 공약이었던 무상 급식 사업도 최근 수천 명의 학생이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이고 납품 비리 의혹까지 불거지며 논란에 휩싸였다. 대통령이 관련 기관장을 경질했지만 대학가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과거 수하르토 시절의 권위주의 체제로 회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시위에 불을 붙였다. 정부가 추진 중인 군의 민간 행정 및 공직 진출 확대 움직임에 대해 학생들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야탈라토프 마슘 이마완 학생연합 의장은 "정부는 인도네시아가 직면한 경제적 위기를 외면하고 있다"며 정권의 각성을 촉구했다.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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