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장 지역 유치전… 셈법 복잡한 여야

파이낸셜뉴스       2026.06.14 18:42   수정 : 2026.06.14 18:42기사원문
용인 후공정 라인 일부 이전 추진
민주, 전대 앞두고 호남 힘싣기
국힘, 영남권 투자 유치 기회로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에 둘 일부 반도체 패키징(후공정) 공장을 호남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가시화하고 있다. 국민의힘도 텃밭인 영남권 투자 유치 기회로 삼고자 입장을 바꾸고 있다. 특히 8월 17일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호남에 구애하면서 추동력이 더 커질 전망이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에 지을 패키징 라인 일부를 비수도권에 유치하는 방안이 힘을 얻고 있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호남 이전론을 제기하고 있다. 일단 반도체특별법 시행령상 수도권 배제 조항을 검토하며 군불을 땠고, 민주당이 앞서서 약속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특히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미래산업 기반 구축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전폭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과 광주시당위원장인 양부남 의원은 이 자리에서 보다 직접적으로 반도체클러스터 이전을 시사했다. 수도권에 집중된 반도체 생태계를 비수도권으로 확장하는 데 여당이 힘을 써 달라고 요청해서다.

청와대에서는 김용범 정책실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안정적인 첨단 메모리 공급처 가까이에 AIDC(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두는 것이 기술적으로나 비용적으로, 유리하다"고 밝혔다. 현재 광주와 전남 장성에 걸쳐 국가 AIDC가 건설 중이라는 점에서 반도체클러스터 호남 이전론에 힘을 실은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을 노리는 정청래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를 비롯한 친명(親 이재명) 당권주자들의 경쟁에서 권리당원 비중이 큰 호남의 민심은 결정적이다. 호남 반도체 공장 유치설이 단숨에 화두로 떠오른 배경이다.

국민의힘도 반도체클러스터 이전을 극렬히 반대하던 입장을 선회하고 있다. 영남권이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먼저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의 경우 선거 때부터 호남 이전 시도를 오히려 반도체 기업 투자를 유치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정창수 전 대구 경제부시장도 나서 "지금 대구가 역량을 집중해야 할 일은 반도체 팹 유치"라며 "호남에 첫 반도체 공장 추진이라는 보도에 놀라고 실망할 일이 아니다. 추 당선인의 공약도 반도체 팹 유치"라고 거들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당선인도 "용인 클러스터 중심 반도체 생태계가 비수도권으로 확장되는 신호탄이다.
오히려 대구·경북의 새로운 도약의 기회"라며 반도체 핵심 소재와 부품 수요 증가를 감당할 최적지가 경북 구미라고 강조했다.

변수는 민주당 전당대회 후에도 반도체클러스터 이전 동력이 유지될 수 있는지다. 추미애 경기지사 당선인과 경기 지역 의원들이 도민들의 반발을 업고 반기를 들 공산이 크고, 최태원 SK 회장이 최근 시사한 해외 공장 이전이 실현된다면 정부 입장에서도 밀어붙이기 어렵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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