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헤지 취약한 中企부터 타격…"선물환·통화옵션 길 터줘야"

파이낸셜뉴스       2026.06.14 19:01   수정 : 2026.06.14 19:01기사원문
항공·식품·가전 등 대부분 영향권
원자재 비싸지면 완제품값 상승
결국 서민물가 위협하며 악순환
수입 중심 기업들 수익성 직격탄
산업硏 "환율변동보험 지원 확대"

1500원대를 넘나드는 고환율이 수입 원자재, 에너지 비용을 동시에 끌어올리며 건자재, 항공, 식품, 정보기술(IT)까지 대부분의 기업들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여기에 원재료 가격 상승은 결국 완제품 가격을 끌어올려 서민 물가까지 위협하는 모습이다.

고환율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환헤지 접근성을 높이고 정부가 시장 안정화와 기업 대응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LCC, 환율 부담에 낮은 탑승률

14일 산업계에 따르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시멘트업계는 유연탄 가격이 환율 상승으로 오르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대규모 외화 금융부채를 보유하며 헤지 수단도 활용 중인 쌍용씨앤이는 출렁이는 환율로 인해 올해 1·4분기 48억4000여만원의 외화환산 순손실을 냈다.

저비용항공사(LCC)의 고민도 크다. LCC는 단거리·중거리 노선 의존도가 높고 재무여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해 고유가·고환율 등 외부 변수에 더욱 취약하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LCC들의 5월 탑승률은 60%대 후반에서 70%대 초반을 기록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유류비, 리스료 등 고환율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탑승률이 80%를 밑돌면 수익성을 확보하기 힘든 수준으로 보고 있다.

LCC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공항사용료 납부를 유예해주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재무 부담 완화에 큰 도움이 되기 어렵다"며 "코로나19 시기 고용유지지원금과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이 이뤄졌던 것처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토로했다.

■고환율, 시장물가에 충격

국내 식품업계도 높아지는 환율과 원부자재 구입가격 인상으로 원가 부담이 커졌다.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포장지 및 페트병에 쓰이는 나프타 가격은 연초 t당 494달러에서 현재 739달러로 245달러(49.6%) 뛰었다. 캔 제품에 쓰이는 알루미늄 가격은 같은 기간 t당 3147달러에서 3475달러로 328달러(10.4%) 올랐으며 라면, 과자 등을 튀기는 데 사용하는 팜유 가격은 974달러에서 1095달러로 121달러(12.4%) 상승했다.

이는 기업들의 경영환경을 위협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 10% 상승 시 세전이익이 오뚜기는 140억원, 대상 60억원, 롯데웰푸드는 40억원 감소했다.

IT 기기 가격도 치솟고 있다. 메모리반도체가 주도하는 부품값 급등세에 더해 부품 조달비용까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가격을 올리지 않고는 적자를 피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PC·노트북·콘솔 등 IT 업계 전반에 가격 인상 기조가 확산되고 있다. 부품값이 장기 우상향하고 있는 데다 중동전쟁 이후 유가 상승, 운송비 증가 등의 여파로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북6 울트라 모델 사양별로 가격을 종전 대비 45만원에서 90만원을 인상했다.
갤럭시 북6(17만~88만원 인상), 갤럭시 북6 프로(25만~68만원)도 출고가를 조정했다. LG전자가 출시한 2026년형 그램 16형 모델도 출시가(314만원) 대비 13% 상승한 354만원까지 가격이 뛰었다.

산업연구원은 "비탄력적 수입구조로 환율 충격이 비용 충격으로 직결되는 산업을 대상으로 환율변동보험의 지원 범위와 보장 한도를 현실에 맞게 조정해 수익성 악화를 방어해야 한다"며 "중소·중견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선물환·통화옵션 등 환헤지 상품 접근성을 높이고, 실효성 있는 환위험 관리 컨설팅을 제공해 공급망 전반의 복원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장민권 박경호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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