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5대책] 뒤늦은 공급확대 ‘불끄기’ 역부족
참여정부 들어서 8번째로 발표한 ‘부동산시장 안정화 방안’은 공급은 늘리고 자금줄은 죄어 뛰는 집값을 잡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정부가 그동안 펴온 투기억제 등 수요관리에서 공급 확대로 부동산 정책을 전환함에 따라 장기적으로 부동산 가격을 진정시키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지만 강도 높은 단기대책이 빠져있는 데다 충분한 공급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단기간에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정책 공급 확대로 전환
공급 확대책의 경우 용적률은 높이고 녹지비율은 낮추는 한편 기반시설 설치비용 국고부담 확대 등을 통해 경기 김포, 파주, 양주 등 6개 신도시 공급물량을 최대 4만3000가구까지 늘리기로 했다.
또 공공택지는 오는 2010년까지 12만5000가구가 늘어난 86만7000가구, 민간택지는 재건축, 재개발, 비도시지역, 다세대 등을 모두 포함해 총 77만3000가구를 공급한다. 이를 통해 2010년까지 전체 164만가구가 수도권에서 공급되면 가격 급등은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수요 관리 차원에서는 투기지역 아파트 담보대출에 대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예외 적용을 폐지하고 비은행 금융기관의 LTV 규제를 강화하면서 투기지역의 6억원 초과 신규 아파트에 대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수도권 투기과열지구로 확대하는 등의 돈줄을 죄는 처방전을 내놓았다.
때문에 은행이든 제 2금융권이든 집을 담보로 빌린 돈으로 또 집을 구입함에 따라 생기는 주택 투기 수요를 어느 정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울러 기존 공공택지에만 적용하던 분양가 상한제를 은평 뉴타운 등 도시개발사업(수용방식)과 인천 청라지구 등 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으로 확대하기로 한 것도 효험을 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분양가에 따른 이웃 지역 부동산 가격 상승을 막을 수 있는 극약처방인 분양원가 공개 확대가 미뤄진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정부는 공개대상 범위, 공개 항목, 원가산정 기준, 검증방법 등에 관한 정부안을 내년 2월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미 발표한 중소형 주택용지 공급 가격 인하, 공공택지 조성원가 공개 등이 11월 이후 시행되면 공공택지에서 공급되는 중소형주택은 평균 25% 내외, 중대형 주택은 15% 내외의 분양가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봄 이사철 집값 불안정해질 수도
11·5 대책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집값 급등세를 가라앉히기에는 역부족이란 반응을 보였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이날 “기존의 투기수요 억제시스템과 신뢰성 있는 공급대책이 함께 작동하면 부동산시장의 안정기조가 조속히 정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부동산시장이 기대했던 수준의 강도 높은 단기대책은 아닌 데다 전세가격 안정을 위한 대책도 빠져 있어 내년 봄 이사철이 되면 다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집값을 안정시키려는 정부의 노력은 긍정적이지만 강남에 대한 수요가 꺾이지 않는 한 부동산을 안정시키기는 힘들다”면서 “강남 대체지역에 대한 수요가 여전한 상황에서 인천 검단이나 경기 파주 등에 아무리 신도시를 만들어도 근본적인 문제가 해소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요를 정확히 파악해 공급해야지 공급이 부족하다고 무조건 공급만을 확대해서는 곤란하다”면서 “분양가 인하 문제도 전국토를 개발붐으로 땅값을 올려 놓은 상황에서 용적률 조정만으로 쉽게 풀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114 김규정 차장도 “DTI 규제를 투기지역에서 투기과열지구로 확대한다고 해도 늘어나는 DTI 규제 대상은 극히 일부”라면서 “금융을 통한 수요 억제는 별로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단기적으로도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전세난 관련 대책이 없어 내년 봄에 이사철이 되면 집값이 불안해 질 수 있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김홍재 윤경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