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대기업 위기 경영,중기 수출포기도 검토

노종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원·엔 쇼크에 이어 원·달러 환율이 27일 한때 920원대로 내려 앉으면서 수출 주력기업들이 직격탄을 맞고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은 경쟁력 약화에 이은 매출액 감소와 실적악화 등을 우려해 묘책 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중소기업들은 수출포기를 검토하는 등 우왕좌왕하며 쇼크 상태로 빠져든 모습이다.

기업들은 이처럼 예상보다 빠른 원·엔, 원·달러 환율 쇼크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내년 경영계획을 더욱 보수적으로 수립하고 비상경영을 강화하는 등 사실상 위기경영에 돌입했다.

■대기업 위기경영 강화하지만

한때 원·엔 환율 800원대가 무너지고 원·달러 환율도 한때 920원대로 주저않자 주요 기업은 ‘더이상 짜 낼 묘안이 없다’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주요그룹 관계자들은 “기업이 노력한다고 환율이 해결되는 변수가 아니지 않느냐”며 “외환당국이 환율 하락으로 시름하는 수출기업의 어려움을 헤아리고 있다면 시장 개입에 적극 나서 환율을 안정시킬 것을 주문한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은 나름대로의 살 궁리 마련을 위해 비상경영을 강화할 뿐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결론를 내리고 초조해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일렉 등 수출이 주력인 전자기업들은 현지에서 부품을 조달하고 생산하는 비상경영체제를 강화할 예정이다. 또 현재 환율급락에 따른 단계별 대책방안을 만들어 대처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원가절감 대책, 투자 우선순위 조정, 유로화 결제비율 확대, 외화예금 및 매출채권 감소 등을 강구하고 있다.

현대차는 내수시장의 경우 소비자 인식개선을 위한 홍보를 확대해 나가고 해외 시장에서는 달러 결제 외에 유로화 및 기타 통화로 결제통화를 다변화하는데 이어 일본차 인센티브 확대에 대한 대응책 및 소형차 판매촉진대책 등을 마련, 실행에 들어갔다.

■중기들 “수출 해야하나”

중소기업들은 원·달러 환율과 원·엔 환율 급락에 따라 출혈 수출로 인한 채산성 악화와 일본 부품의 수입 급증으로 내수부품 공급마저도 가격경쟁력에서 밀리는 2중고를 겪고 있다.

인천 남동공단에서 자동차 부품을 수출하는 A사 대표는 “환율 하락으로 이익률이 형편없이 떨어졌다”며 “적정 원·엔 환율은 900원대”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일본에 매년 10억원가량 모터부품을 수출하고 있다. 특히 환율 급락을 미리 예측하지 못해 “3년치 물량을 전부 엔화로 계약한 상태”라며 한숨을 지었다.

A사의 경우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중소기업중 상당수는 적자수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표면처리 전문기업 B사(경기 반월공단) 사장은 “환율이 떨어진다고 일본 물량을 포기하면 다음부터 계약하자고 하겠느냐”며 “울며 겨자먹기로 조건을 받아들여 적자수출을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또 “환변동보험은 얘기도 들어보지 못했고 알고 있더라고 경제적 여력이 안 된다”고 말했다.

현대차동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C사(남동공단)는 “그동안 일본제품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있었으나 환율 영향으로 이마저 없어진 상태”라며 “이같은 환율상황이 지속된다면 결국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기업 원·달러 환율 780원에도 대비

대기업의 경우 환율쇼크가 계속되면서 최악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780원까지 급락할 것을 염두에 둔 경영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

삼성은 연말을 비롯한 내년도 경영계획 수립 기초자료로 현재 960원대 환율이 920원대 아래로 내려갈 것을 고려한 경영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LG도 910원대의 환율을 기본안으로 급격한 원화절상에 대비해 850원대로 떨어질 때와 최악의 경우 780원까지 급락하는 것을 가정한 전략을 세웠다.

현대차는 내부적으로는 내년 기준환율을 900원선으로 설정했지만 급락하는 환율 때문에 내년도 좌표 설정에도 고충을 겪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내년도 기준환율을 900원, 850원, 800원 등 3단계로 나눈 경영시나리오를 준비,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반면 중소기업들은 별다른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환율이 정상을 찾기만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경인지역본부 윤선미 과장은 “중소기업 대부분은 환율방어 능력이 없기 때문에 이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며 “남공공단의 매출 50억원 이하 업체들은 환율 헤지 능력조차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노종섭 양형욱 양재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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