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 감독권 ‘표류’
불법 대부업체들의 난립과 이들의 고금리, 채권추심 등 서민피해가 날로 늘고 있지만 정부는 서로 관리·감독권을 떠넘기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금융당국은 인력부족을 이유로 들어 행정자치부가 관리·감독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행자부는 사실상 금융기관인 대부업체를 감독당국이 있는데도 비 전문기관인 행자부가 맡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3일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정부는 대부업체에 의한 서민피해를 막고 서민금융 활성화를 위해 지난 1일 정부중앙청사에서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금융감독원, 행정자치부, 경찰청이 참석한 가운데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열고 대부업체 감독체계 방안을 논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4일 관계부처 회의를 다시 열기로 했으나 결과는 미지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회의에서 대부업법 제정권을 갖고 있는 재경부는 대부업계 감독권을 행자부로 넘기는 방안을 제1안으로 제시했으나 행자부는 거절했다”고 전했다.
재경부는 금감원 등 금융당국은 1만6000개나 되는 대부업체를 감독할 여력이 안 되기 때문에 현재처럼 지방자치단체들이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주문했으나 행자부는 비 전문부처가 금융업계 감독권을 갖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재경부안을 거절했다.
각 부처가 감독권을 거부하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인력과 예산부족, 전문성 부족 등을 각각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대부업체 감독권을 가질 경우 득될 것은 없고 비판만 받을 수밖에 없다는 부처이기주의가 깔려 있다고 업계와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처럼 정부 부처들이 대부업체 감독권을 서로 떠넘기기를 하고 있는 사이 대부업체들의 고리대금업과 불법추심 등으로 피해를 입는 서민들이 늘고 있는 것은 물론 주택담보대출업을 하지 못하게 된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감독의 사각지대인 대부업에 진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대부업 관련 상담접수 건수가 460건으로 지난해 전체 상담 건수(267건)를 크게 넘어선 상태다.
이에 대해 단국대 심지홍 교수는 “시·도 지자체에 감독권을 넘기고 있는 현재의 시스템은 임기응변식”이라면서 “정부는 하루속히 대부업계를 제3금융권으로 인정하고 금융당국이 제대로 감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임대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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