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토지보상 낮추려면 사업도 줄여야
정부가 지난 6일 발표한 ‘토지 보상제도 개선방안’의 핵심은 현금이 아닌 채권이나 다른 땅으로 보상하는 대토 보상의 확대다. 토지 보상금 산정기준을 현행보다 1년 정도 앞당겨 같은 기간에 발생한 개발이익을 보상에서 제외했다. 또 1억원 초과분에 대해 의무적으로 채권으로 보상받아야 하는 부재지주의 인정 범위 역시 ‘지구지정일 1년 이전’으로 확대했고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한 경우 양도소득세를 20%(현재는 15%)까지 감면해 주기로 했다.
이번 개선방안이 확정·시행되면 현금보상비율이 현재의 95%에서 80% 정도로 낮아질 것으로 정부 당국은 분석하고 있으나 실질적 효과는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고 봐야 한다. 채권보상을 늘린다 하더라도 액면 금액의 95∼96%에 할인, 즉시 현금화할 수 있어 자금의 부동산 시장 유입을 차단하거나 시중 유동성 억제 효과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근본적인 대책은 결국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국책 사업의 속도를 조절하는 길밖에 없다. 또 지난 2004년 이후 표준공시지가(보상비 산정의 핵심 기준)가 해마다 땅값 상승률의 2∼3배나 되는 12∼19%로 올랐다는 점도 고려 대상에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공시지가가 과세 기준이기는 하지만 이를 올리면 세금뿐만 아니라 사업지구 보상비 역시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이다.
보상비 산정 기준을 올리고 동시다발의 국책사업을 추진하느라고 2003년엔 8조원에 지나지 않았던 토지 보상비가 지금은 연간 20조원을 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건설교통부는 지난 4년간 풀린 보상비를 67조1000억원으로 집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금보상비율을 줄여보겠다고 나선 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천문학적 규모의 토지 보상비로 경제가 왜곡되는 현실을 개선하려면 먼저 국책 사업의 속도를 줄여 보상 대상부터 줄여 나가는 것이 정도임을 알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