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기고

[특별기고] EU 신화학물질관리제도/안현호 산자부 산업정책관

파이낸셜뉴스

오는 17∼2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제3차 협상이 진행된다. 지난 1월 불가리아와 루마니아가 가세해 총 27개의 회원국을 두게 된 EU는 경제규모에서 미국과 양대 축을 이루고 있는 세계 최대 단일시장이다. 또 지난해 EU 회원국을 상대로 한 우리의 수출액은 485억달러(총 수출액의 약 15%)에 이른다.

따라서 정부는 현재 추진 중인 EU와의 FTA 협상이 타결될 경우 EU 회원국을 상대로 한 수출시장이 더욱 확대돼 우리 경제에 큰 활력소가 되리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EU 시장이 확대된다고 해서 우리에게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복병이 도사리고 있다.

바로 날로 강화되고 있는 ‘환경규제’다. EU는 환경에 있어 ‘세계기준’을 만들 만큼 앞서 있고 이에 대한 기술력도 대단하다. 환경보호라는 대의명분 아래 역내 산업의 경쟁력 강화라는 숨은 의도도 갖고 있다.

그러므로 FTA로 인해 확대된 시장기회를 선점하기 위해선 철저한 대비가 전제돼야 한다. 우리 수출기업들이 EU의 환경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의 환경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간 EU는 크고 작은 환경규제를 통해 국내 수출기업에 부담을 줘 왔다.

지난 6월에는 ‘신화학물질관리제도(REACH)가 시행돼 EU내 연간 1t 이상 제조·수입되는 모든 화학물질에 대해 사용량과 대상을 차등화해 위해성 정보를 등록하도록 하고 있다. 사전등록(2008년 6∼11월)을 거쳐 내년 12월부터 본등록을 실시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시간은 있지만 내용이 워낙 복잡하고 방대해 중소기업이 독자적으로 제도를 파악하고 대응하기에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그러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하지 않는가. 그동안 우리 기업은 수많은 환경규제를 발빠르고 지혜롭게 극복해 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우선 REACH라는 거대한 파도를 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사 제품이 REACH 적용대상이 되는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대상이 될 경우 그 물질성분을 파악하여 사전등록을 하는 것이다. 아울러 국내외 관련업체, 협회는 물론 정부 지원 체계를 활용해 이후의 절차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

산업자원부는 2003년 10월 REACH 초안이 발표된 이래 법안의 진행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련 대응사업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 12월 EU 각료회의에서 최종안이 채택됨에 따라 올 1월 ‘REACH 기업지원센터’를 개소, 국내 기업이 차질 없이 REACH에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이를 통해 REACH 관련 세미나, 기업 대상 설명회 및 기업현장교육 등을 수행해 왔다. 또 전문가 자문은 물론, 업종별 협회를 중심으로 5개 업종별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업종간 정보교류를 활성화하고 모기업과 협력업체간 공동대응체제를 구축해 부품·소재의 화학물질정보 등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향후 온라인을 통한 REACH 교육과정을 개설해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기업 현실에 맞는 맞춤형 상담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사전등록시 필요한 물질분석을 위해 국내 시험분석·평가기반을 확충하고 등록 지원을 위한 컨설팅사업을 육성하는 등 구체적인 기업지원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최근 근거가 불확실한 과도한 REACH 대응비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우리 기업이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 그러나 REACH의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고 철저히 대응한다면 그렇게 두려워할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REACH 대응은 가장 효과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추가 비용부담이 아닌 시장선점을 위한 투자라는 인식 전환을 통해 급변하는 환경에 적극 대처하는 우리 기업들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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