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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지주사 은행 제외 ‘알맹이’ 빠져

김주형 기자
파이낸셜뉴스

보험산업의 빅뱅을 예고했던 당초 기대와 달리 ‘용두사미’가 된 보험업법 개정안에 대해 보험업계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은행을 소유한 보험지주회사 설립근거 마련은 핵심인 은행이 빠져있는 데다 강경하게 철회를 주장했던 방카슈랑스 확대적용은 그대로 시행된 데 따른 것이다.

일부 업무영역이 넓어져 수익을 다각화할 기반은 마련됐지만 당초와는 달리 개정안이 왜곡돼 업계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그러나 확정되지 않거나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개선안들이 많아 규제완화에 초점을 둔 차기정부에 기대하고 정부를 상대로 지속적인 설득작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핵심과제는 어디로 갔나

업계는 금번 보험업법 개정안이 보험산업 육성이라는 장기적인 방향성을 가지고 추진되었다는 점에서는 큰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금융영역간 장벽을 허무는 자본시장 통합법을 앞두고 은행·증권 등 타금융권과의 동등한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데도 핵심사안들이 빠져버려 크게 낙담하고 있다.

또 보험지주회사·지급결제 기능 부여 등 보험사의 대형화·글로벌화를 위한 시급한 현안들은 중장기 과제로 넘어갔다.

재경부 한 관계자는 “보험사의 지급결제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고 증권사에 대한 허용과는 전혀 다른 시스템적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은행을 소유한 보험지주사 설립근거 마련이 무산된 것에 가장 큰 실망감을 나타냈다. 개편방안이 은행을 소유하지 않는 비은행지주회사에 대해서는 소유규제를 완화하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비금융지주회사도 은행지주회사와 같은 규제를 받아 보험회사가 지주회사로 전환하려면 보유하고 있는 비금융업 회사 주식을 모두 팔아야 하지만 소유규제를 완화하면 자회사·손자회사의 업종제한이 사라져 훨씬 자유롭게 지주회사로 바꿀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비은행지주회사는 은행을 소유할 수 없기 때문에 속빈강정 꼴이 됐다. 또 비은행지주회사 역시 상호·순환출자 해소, 내부거래통제 등이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에 상호출자 등이 복잡하게 얽힌 대기업 계열 보험사들은 당장 지주회사로 전환하기는 힘들다.

은행을 소유하지 않은 채 보험지주회사를 설립해 봤자 은행중심의 지주회사들과 동등한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어렵다.

결국 보험업계가 기대하는 과제는 차기정부로 넘어가게 됐다.

규제완화에 초점에 두고 금산분리완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산분리완화는 결국 산업자본의 금융시장 진출을 의미한다. 현재 대기업들은 은행을 소유하고 있지 않지만 대부분 보험사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점들은 결국 보험업법 개정안 검토에도 영향을 미쳐 은행을 소유한 보험지주사 설립근거까지 이어지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을 낳고 있는 것이다.

내년 4월 예정인 방카슈랑스 확대적용이 그대로 시행되는 것도 불만이다. 그동안 보험대리점들과 보험사들은 확대적용에 대해 결사반대 입장을 표했다.

판매범위를 제한하고 불완전 판매의 입증책임을 해당판매금융기관이 지도록 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미지수라는 입장이다.

은행이 자신들의 대출고객에게 보험상품을 판매하지 말도록 한 개편안을 수용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신 판매채널인 보험판매 플라자에 보험료를 조정하는 요율협상권 등 과도한 권한을 줬다는 지적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강화한다는 원래의 취지와 달리 수수료 경쟁을 가속화해 실절적으로 보험사의 경영에 부담을 줌으로써 이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수 있다”고 밝혔다.

■수익기반 다각화 그나마 다행

투자자문·투자일임업의 허용, 부수업무의 네거티브식 규제전환 등 보험사가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은 예상치 못한 성과 중의 성과이다.

보험상품 정의의 신설을 통해 자본시장 통합법상 금융튜자상품과 보험상품 간의 경계를 명확히 하고 신용·파생 등 보험과 유사한 성격의 장외파생상품 취급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보험사 수익도 다양해 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상품개발절차의 자율화를 통해 보험사의 다양한 상품개발이 가능해진 것도 소득이라면 소득이다.

무엇보다 우체국보험이나 농협·금고·수협·신협 등 4개 금융기관이 판매하는 공제상품은 민간의 보험상품과 기능이 같다고 보고 보험업법을 적용키로 한 것에 대해서는 환영일색이다.

이들은 공제사업을 통해 농협공제의 경우 생보업계 4위로 올라설 만큼 성장했지만 보험업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요율과 재무건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보험업계 고위 관계자는 “지급결제나 은행소유 보험지주회사 설립근거 등 핵심사안이 모두 빠져있긴 하지만 확정이 아니라 중장기 검토사안이고 그나마 수익기반이 다각화 된 것은 다행이다”며 “중장기 사안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설득으로 큰 것을 내주고 작은 것을 취하는 어리석은 결과를 낳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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