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지방 부동산시장 한숨/김관웅기자

“복비(중개수수료) 3배 줄테니 우리 집 좀 먼저 팔아주세요.”(매도자) “그래도 한 달 안에 팔린다고 장담 못해요. 집을 보러오는 사람이 없어요.”(중개업자)
요즘 서울을 제외한 지방 부동산 중개업소에 가면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는 대화 내용이다. 파는 사람이 오죽 급하면 중개수수료를 3배나 준다고 할까. 하지만 지방시장에는 이렇게 급한 사람들이 정말 많다. 분양받은 아파트가 입주가 시작됐는데도 살던 집이 안 팔려 잔금을 못치르는 집이 부지기수다.
그나마 자금 사정이 조금 나아 집을 안 팔려고 버티던 사람들도 이젠 일시적 2주택자로 양도세 유예를 받는 기간이 끝나오면서 서둘러 집 처분에 나서고 있다. 모두가 사정이 급한 사람들만 있다보니 집값은 계속 빠지고 있다. 중개수수료를 올려준다고 집이 팔릴 상황이 아닌 것이다.
2006년 말부터 시작된 침체가 계속되면서 이제 지방 부동산시장은 붕괴 직전까지 온 듯하다. 살던 집을 시세보다 수천만원 내린 급매물로 내놓아도 매수 문의조차 없는 곳이 허다하다. 1년여 전부터 시작된 미분양 대란은 기존 매매시장까지 완전히 마비시켰다. 그러나 이제는 미분양대란의 종착역이라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까지 이어지고 있다.
해당 건설사 입장에서는 잔금을 회수 못해 자금난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가장 두려워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방 부동산시장의 바닥은 아직도 아득해 보인다. 죽어가는 지방부동산 시장에 대해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정부가 이번에는 그나마 지방부동산 시장의 한 가닥 생명줄인 혁신도시마저 전면 재검토 할 가능성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의 나락으로 빠져드는 지방 부동산시장을 보면 착잡하기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