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기업환경개선 획기적이긴 하지만
정부가 47개 항목에 걸친 기업환경 개선책을 내놨다. 경기 북부의 군사시설보호구역을 일부 해제하고 수도권 창업 때 내는 취득·등록세를 낮추는 한편 값싼 임대산업용지를 더 많이 공급해 기업의 입지난을 덜어주겠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늦었지만 올바른 정책 방향으로 환영한다.
이번 조치로 서울 여의도 면적의 75배에 이르는 경기 파주·문산 등지의 땅이 군의 엄격한 통제에서 풀릴 것으로 보인다. 또 수도권 창업 기업이 내는 취득·등록세율이 현행 6%에서 2%로 낮아진다. 수도권 공장 신설을 억제하기 위해 지방보다 3배나 높게 매긴 취득·등록세 중과 제도가 35년 만에 폐지되는 셈이다.
기업 규제완화는 법인세 인하 등 세제 개편과 함께 현 정부가 공약한 경제살리기의 양대 축이다. 쇠고기 파동과 청와대·내각의 일괄사퇴로 정국이 어수선하지만 규제개혁은 기업, 나아가 국가 경쟁력과 관련된 것으로 미룰 이유가 없다. 세계은행이 해마다 발표하는 기업환경평가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지난해 조사대상 178개국 중 30위로 2006년(27위)보다 3단계 하락했다. 특히 창업(110위)은 늘 전체 순위를 끌어내리는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이번 정부 조치는 긍정적이긴 하지만 완결편은 아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일부 지역이 군사시설보호구역에서 풀렸다고 하지만 자유롭게 공장을 지을 수 있게 된 것은 아니다. 수도권 공장의 신·증설을 가로막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은 엄연히 살아 있다. 보는 시각에 따라선 핵심 규제는 달라진 게 없다고 볼 수도 있다.
한꺼번에 확 풀 수 없는 정부의 고민을 이해 못 할 바도 아니다. 정부는 이번 조치를 수도권 규제완화가 아니라 해당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차원에서 접근했음을 강조했다. 수도권과 지방의 불필요한 대립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비수도권 지자체들은 현 정부가 참여정부의 기업·혁신도시 프로젝트를 이어갈지를 놓고 의구심을 품고 있다.
그러나 규제완화는 국가 경제 차원에서 보는 게 옳다. 입지가 나쁘면 지방이 아니라 다른 나라로 간다. 그것이 글로벌 시대 기업의 생존전략이다. 다만 정부로선 수도권을 ‘편애’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도록 사전에 지방과 ‘소통’하는 세련된 정책을 펴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