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감 떨어지는 뉴IT전략..‘희망사항’만 나열
지식경제부가 10일 오전 11시부터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개최한 ‘뉴 IT전략’ 발표회장에는 200여명이 넘는 정부, 공공기관, 업계, 학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그만큼 이명박 정부의 새로운 IT비전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증거다.
이 자리에서 지경부는 과거의 IT정책이 양적 확대에 치우쳤고 IT산업에만 한정된 데다, 대기업 위주로 형성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IT수출 가운데 주요 3대 품목이 전체의 76.7%를 차지할 정도로 대기업 의존도는 높은 실정이다. 소프트웨어 산업의 경우 IT강국이란 말을 꺼내기조차 민망하다.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은 전세계 시장의 2%를 차지하고 있으며 IDC 기준으로 500대 글로벌 소프트웨어 업체 가운데 우리나라 업체는 4곳만이 포함돼 있다.
이번 지경부의 뉴 IT전략은 이 같은 과거 정책의 단점을 보완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했다. IT산업이 충분히 성숙해 있기 때문에 이제는 제조, 유통, 금융 등 일반 산업으로 퍼져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또 지경부는 정부가 선도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는 뒤에서 지원해주겠다고 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도 약속했다.
그러나 IT업계 일부에서는 지경부의 이번 계획 가운데 일부는 현실과 동떨어진 목표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2012년까지의 IT산업 생산액 전망은 구 정보통신부보다 현실을 감안해 386조원으로 하향조정됐다. 그렇지만 내수 1조원 가량의 컨버전스 산업 10개를 창출하겠다거나, 5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IT기업을 1000개 육성하겠다거나, 글로벌 수준의 소프트웨어 업체 10개를 육성하겠다는 것은 정부의 ‘희망사항’일 뿐, 비현실적이란 지적이다.
한 소프트웨어 업체 관계자는 “지경부가 공공 소프트웨어 하도급을 개선하고 분리발주를 활성화하겠다고 하지만 수요자가 관행을 바꾸지 않는 이상, 정부에서 아무리 뭐라고 해봐야 소용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대기업-중소기업 상생은 약방의 감초 같은 얘기”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원청-하청관계인데, 원청업체는 하나이고 하청업체는 수십개인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상생이 가능하느냐”고 말했다.
IT산업과 비IT산업의 융합도 좀 더 정교한 계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불경기 상황에서 ‘굴뚝산업’의 관심은 원자재 등 비용절감과 유가 및 환율이지, 첨단 IT기술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발표회에 소위 비(非)IT 분야 VIP는 현대기아차 이현순 사장 3명만이 참석했다. 아직도 IT와 비IT산업의 ‘화학적’ 융합은 멀어 보인다.
/[email protected]윤휘종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