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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연간 30만가구’ 타당성 논란

박일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정부의 수도권 주택 공급 목표치인 ‘연간 30만가구’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MB 정부가 계획에 없던 추가 신도시를 개발하겠다고 밝힌 근거가 수도권에서 필요한 연 30만가구 주택공급 달성을 위해서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수도권에서도 이미 미분양이 늘어나는 등 과잉공급 상황에서 무리한 공급 목표 달성에 매달리는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한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중장기적인 주택 공급 부족 현상을 피하려면 이 목표는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도권 연간 30만가구 공급계획 논란

25일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국토해양부가 이번에 인천 검단신도시와 경기 오산 세교신도시 등 대규모 택지개발에 나서는 근거로 제시한 ‘수도권 연간 30만가구 공급 목표’를 놓고 타당성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단국대 사회과학부 조명래 교수는 “수도권에 연간 30만가구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는 것은 사실 학문적으로 검증된 것이 아니다”면서 “(건설사 등) 공급주의자들이 설정한 목표이고 이에 따라 신도시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토부와 관련 국책 연구소 관계자들은 수도권 인구유입수, 가구분화율, 주택 멸실률 등을 종합하면 연간 30만가구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수도권에서도 미분양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입지적으로 약점을 가진 신도시를 추가로 추진하면서까지 공급량을 늘려야하는 이유는 있을까.

■“중장기 수급 안정 위해 필요”

국토부가 지난 4월 발표한 ‘2008년 주택종합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수도권에 연 30만가구(전국 50만가구)를 차질 없이 공급하는 것을 집값 안정의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수도권에 대한 연간 30만가구 주택공급 목표는 참여정부 때 제시된 것이다. 2003년 발표된 ‘장기주택종합계획’에서 향후 10년간 연간 평균 24만가구(전국 52만가구) 수준으로 주택수요가 예측된다는 기준에 따라 시기별로 가중치를 부여하면서 ‘30만가구’란 계획이 제시된 것이다.

정부 주택공급 목표치를 설정하는 데 참여했던 도시통계표준연구소가 수도권 주택수요를 분석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수도권의 가구분화율은 연간 1.5% 수준이다. 수도권에 800만가구가 있다고 볼 때 연간 12만가구가 인구 증가에 상관없이 늘어나는 셈이다.

여기에 인구이동으로 연간 25만명 정도 유입되고 있다. 3인가구를 기준으로 8만∼9만가구의 주택수요가 늘어나는 셈이다. 또 연간 주택이 멸실되는 규모가 서울 4만가구, 경기도 2만가구, 인천 1만가구 수준으로 총 7만∼8만가구 정도 된다. 결국 연간 28만가구 정도가 필요한 셈이다.

도시통계표준연구소 조용석 소장은 “향후 이명박 정부 공약대로 서울에서 재개발·재건축이 활발해진다면 멸실 주택수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면서 “수도권 30만가구 공급 목표는 반드시 지켜져야 하며 그게 안 될 경우 2∼3년 후 심각한 주택 부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택시장 침체 땐 부작용 커 계획 줄여야”

이를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현재 수도권 유입 인구수를 기정사실화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연간 주택공급 목표를 세운 것은 무리라고 지적한다. 결국 앞으로도 매년 20만명 이상씩 인구가 수도권으로 몰리는 것을 염두에 두고 주택 수요를 점치는 방식은 잘못이라고 지적한다. 또 신도시, 재개발 물량 등이 2010년 이후에나 본격적으로 공급되는 데 이 시점은 인구통계학상 주택을 활발히 구입하는 35∼55세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하는 시점이어서 과잉공급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비판이다.

한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현재 서울 강남 등에는 수많은 주택들이 다주택자 소유여서 주택경기가 꺾일 경우 이들 물량이 쏟아지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 “수도권 주택 공급률이 이미 100%를 넘은 상태에서 이렇게 과다한 공급량을 세우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당초 2003년 참여정부에서 발표한 ‘장기주택종합계획’을 수정해 지난 6월 발표한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계획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

/[email protected] 박일한기자

■사진설명=정부의 '수도권 주택 연간 30만가구 공급 정책'에 대해 최근 전문가들 사이에서 '과잉계획'과 '현행 계획 유지'를 놓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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