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토지비축제도 활성화 할때/서충원 강남대 도시·부동산학과 교수
토지비축(Land Banking) 제도는 공공사업에 필요한 토지를 미리 확보해서 필요할 때에 정부가 직접 사용하거나 수급조절을 위해 시장에 공급하는 것이다.
이 제도를 활용하면 보상비 절감은 물론이고 개발사업지 주변의 땅값을 안정시킬 수 있다. 장래에 사용할 토지를 미리 확보해 놓음으로써 도로·철도 등의 사회간접자본(SOC) 시설과 산업단지, 신도시 등의 수요에 탄력적이고 경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선진국에선 이런 이유로 다양한 형태의 토지비축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일본은 1972년 공유지 확대 추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지방자치단체가 공공시설이나 공영개발 예정지 등에 대해 사전에 토지를 매입해서 비축할 수 있는 토지선매권을 활용하고 있다. 미국도 사업비 절감을 위해 개발계획과 동시에 토지를 사전에 매입할 수 있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땅값(공시지가 기준) 총액은 국내총생산(GDP)의 3배로 일본(2.5배)이나 미국(1.7배)에 비해 훨씬 높다. 높은 땅값은 보상비 증가로 이어져 공공사업의 효율성을 저해한다.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수도권의 토지보상 가격 상승률(10.6%)은 같은 기간 전국 땅값상승률(17.1%) 및 소비자물가상승률(10.2%)과 차이가 그리 크지 않았다. 하지만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보상가격 상승률은 무려 124.4%로 같은 기간 땅값상승률(15.2%)의 8.2배, 물가상승률(7.7%)에 비해서는 무려 16.2배에 달했다.
실제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수도권 택지지구의 전체 개발비용에 대한 보상비의 비중은 40%를 약간 넘었지만 최근 개발이 진행 중인 인천 영종지구와 검단신도시는 각각 52%, 57%까지 급상승했다.
이처럼 보상비의 비중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은 개발사업 발표와 함께 땅값은 급등하지만 보상이 뒤늦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보상비의 증가는 공공투자사업의 효율성을 저해하고 경제를 활성화하는데 걸림돌이 된다. 특히 택지개발에서 보상비의 상승은 택지 조성원가 상승→분양가상승→주거비용 증가→소비감소로 이어져 국민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보상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보상가 산정 때 개발이익을 배제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더 근본적인 대책으로는 공공용지를 값이 쌀 때 미리 사서 비축한 뒤 필요할 때 쓰도록 하는 제도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그 방안이 바로 토지은행이다.
스웨덴의 경우 현재 개발 중인 신도시인 하마비 허스타트의 토지 대부분을 수십 년 전 스톡홀름시에서 토지비축 차원에서 사들인 것이다.
최근 정부에서 추진키로 한 개발제한구역 내 보금자리 주택 건설 정책도 토지비축이 선행되지 않으면 높은 보상비 때문에 성공하기 어렵다.
토지은행 제도가 성공하기 위해선 토지매입을 위한 재원이 확보돼야 한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한국토지공사 통해 공공개발사업에 따른 개발이익과 토지채권을 발행토록 해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다. 토지은행에 대해서는 토지를 사고팔 때 금융상의 특례와 보유세, 취득 및 등록세와 양도세 등의 세제특례를 줘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