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일부 위헌’,사실상 폐기된 종부세
헌법재판소가 세대별 합산과세는 위헌, 거주 목적의 1주택 보유자에 대한 과세는 헌법 불합치라는 결정을 내린 것은 종합부동산세법에 대한 사실상의 사형선고다. 물론 다른 중요 조항에 대해서는 합헌 결정을 내린 것이 사실이지만 세금부과 방법에 대해 위헌, 또는 헌법 불일치 결정을 내린 것은 실질적인 기능 정지, 사실상의 폐기와 다르지 않다.
그 동안 논란의 초점이 돼 온 담세 능력을 초과한 과세, 이중과세, 미실현 이득에 대한 과세, 중과세로 인한 원본 잠식문제 등에 대해서 ‘합헌’ 결정을 내림으로써 평등권과 거주이전의 자유와 생존권 침해론에 쐐기를 박은 것이나 종부세를 국세로 했더라도 자치재정권 훼손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본 것은 종부세의 취지나 입법 목적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종부세 자체와 입법 취지는 합헌이지만 이를 실행하는 세금부과 기준과 방법은 위헌 또는 헌법 불합치라는 결정을 받음으로써 손발이 다 잘려나간 셈이다.
세대별 합산과세와 1주택보유자에 대한 종부세 과세의 문제점은 입법 단계에서부터 지적됐지만 지난 정권은 눈을 감고 귀를 막은 채 강행했다. 그 결과가 ‘세금 폭탄’이라는 반발을 거쳐 결국은 헌재의 위헌,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기에 이른 것이다. 노무현 정권이 자랑한 ‘헌법보다 더 고치기 어려운 부동산 제도’의 핵심인 종부세가 사실상 위헌결정을 받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다. ‘헌법보다 고치기 어려운 제도’란 해석에 따라서는 ‘헌법보다 우위’에 있다는 뜻일 수도 있다. 이는 입법주체들의 오만성을 짐작케 하는 하나의 유력한 단서가 될 수 있다. 종부세법이 사실상 폐기된 이 시점에서 입법 주체와 헌재 결정 직전까지 종부세를 지지한 세력은 국민 앞에 마땅히 머리를 숙여야 한다.
이미 종부세 개정 원칙을 밝힌 정부는 지금까지 위헌이거나 헌법 불합치한 기준으로 부과돼 납부된 세금 환급에 적극적 나서야 한다. 관련 법규를 엄격하게 해석, 적용할 경우 순조롭게 환급받을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환급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잘못된 입법과 제도 때문에 납세자의 피해는, 비록 그것이 전 정권이 저지른 것이라 하더라도 최대한 줄여야 할 의무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