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업계 희비가른 ‘직송 50% 의무화’
물류업계가 직접운송비율 50% 이상 의무화를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물류·운송업체가 화주나 알선업체로부터 의뢰받은 화물을 50%까지 직접 처리토록 하는 방안을 골자로 하는 ‘화물운송시장 선진화 방안’을 추진키로 하면서 물류기업 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지난 12일 교통연구원 대회의실에서 물류기업, 주선업체, 화물연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화물운송시장 선진화 방안 공청회에서 업계 간의 첨예한 의견 대립이 이어졌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물류업계 중 자체 운송 차량 비중이 50% 이상인 곳은 대한통운, 현대택배, 한진 등 3개사에 불과하다. 운송회사로 등록된 회사가 8000여개임을 감안할 때 50% 요건을 충족하는 기업 수가 현저히 적다. 그러나 공청회에서 3년간은 30% 수준만 의무화하고 향후 50% 수준으로 높이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일단 직접 운송 비중이 낮은 기업들도 안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위·수탁업체와 주선업체는 정부의 정책에 강하게 반발했다.
대한통운, 현대택배, 한진 등 전통적인 대형 운송회사들은 정부의 제도개선 방안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정부의 정책은 대기업의 물류 자회사들을 위축시킬 수 있어 상대적으로 3사의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협력업체를 통한 위탁 방식으로 차량을 확보하는 비중이 높은 CJ GLS, 한솔CSN, 글로비스 등은 당장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지만 위·수탁 비중도 직접 운송에 포함시키겠다는 발표로 위·수탁 비중을 높여 직접 운송 비중을 채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에 대해 주선 사업자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부산화물자동차주선사업협회측은 “이는 대기업들에 위·수탁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이나 다름없다”며 “재하청이 합법화된 것으로 다단계를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다단계에 합법성을 부여해 대기업만 살아 남을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한 셈”이라고 정부의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로 위·수탁이나 아웃소싱 비중이 높은 글로비스는 차량 보유 대수가 120대에 불과하고 CJ GLS도 99대만 보유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마저도 직접 차량을 보유했다기보다 화물자동차 번호판을 대여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자체 운송 비중이 낮은 한 물류업계 관계자는 “주선업체들이 생존권 때문에 정책을 반대하고 있지만 실제로 대기업 물류계열사들도 2PL(계열사 물량) 비중을 단계적으로 줄여야 하고 화물차량 확보로 부담이 있기는 마찬가지”라며 “이로 인해 화물차 번호판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늘 물동량이 일정치 않기 때문에 물량이 줄어들 때면 쉬는 차량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개인 화물차주들은 이번 정책에서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공청회에 참가한 화물연대 측은 “운송자 생존권을 위해 일찍부터 제도정비가 필요했다. 부족한 감이 있지만 어느 정도 환경이 개선된 데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직접운송의무제는 수탁화물의 50% 이상을 회사 소속차량인 직영차 또는 위·수탁차량을 통해 직접 운송할 것을 의무화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으며 2010년 30%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확대,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mail protected] 유현희기자
■사진설명=12일 열린 화물운송사시장 선진화방안 공청회에 물류업계, 주선업계, 화물연대 관계자들이 참여해 직접운송 50% 의무화 제도에 대한 국토해양부의 설명을 관심 있게 경청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