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신고확인제 도입..“세무조사 투명성 높아질 것”

김태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성실신고확인제'로 이름을 바꾼 '세무검증제' 도입 관련 법안이 5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국가 고유업무의 민간 위탁에 대한 적정성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국가 고유업무를 민간인에 떠넘기는 '무책임한 일'이라는 주장과 세무조사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계기라는 지적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

더욱이 현재 정부가 지방세 체납징수 민간 위탁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세무조사검증까지 민간기관에 위탁하는 것을 우려스럽게 바라보는 시선이 많다.

체납세금 징수에서 세무조사검증까지 모두 민간에 위탁할 경우 과도한 경쟁으로 이어져 예기치 않은 분쟁을 양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세무조사 집행기관인 국세청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성실신고확인제의 조사 범위와 대상 등에 대한 내용이 아직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상황이지만 향후 미칠 파장과 영향을 감안해 대응 전략을 짜느라 부심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성실신고확인제는 외국에도 유례가 없는 제도로 고소득자에 대한 세무조사의 투명성을 높이자는 취지를 담고 있지만 현재도 세무사들이 '외부세무조정'이라는 절차적 제도를 이용하고 있어 크게 달라질 것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세무검증제는 변호사, 의사 등 고소득 자영업자 4만6000명에 대해 세무성실 신고를 세무사에게 맡기는 제도로 내년 5월부터 전면 시행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이 제도가 국세청이 세무조사 전 세무사들의 세무검증을 통해 세무조사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취지이지만 일종의 준세무조사 성격을 띠고 있어 국가 고유 업무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현행세법은 납세자 스스로 세금을 신고·확정하는 '신고납세방식'을 채택해 시행하고 있고 세금 탈루 여부는 세무공무원의 세무조사에 의해 가능하다.

이때 세금을 탈루할 경우 100%에 가까운 무거운 가산세를 부과하고 조세포탈범으로 형사처벌하는 등 납세자의 성실납세를 강제하고 있는 데도 굳이 세무검증제를 도입하는 것은 세금신고 전에 납세자에게 또 다른 의무를 부여하는 '이중부담'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정부가 이 같은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세무검증제 도입을 추진한 것은 세수 부족에 따른 세원 양성화 때문이다.

하지만 현금영수증발급의무화 등 이미 시행 중인 세원 양성화 제도가 많아 향후 제도의 실효성 여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세무조사라는 납세자 재산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국가사무를 민간 세무사에게 위임하는 '책임전가 행위'로 신고납세제라는 대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것이 중론이다.

조세업계 관계자는 "성실신고를 담보하기 위해서는 세무사에 대한 국세청 차원의 윤리교육 방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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