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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선 주택법 등 ‘낮잠’..금융위도 ‘대출 규제’로 발목

김관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주택정책을 둘러싸고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와 기획재정부 및 금융당국 등 관계 부처 간에, 정부와 여당인 한나라당 간에, 나아가 같은 대책 속에서도 정책 간 충돌이 빚어지고 있는 것은 이들 정책을 총괄적으로 다루고 조정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의 부재에 기인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이 같은 정책 간 충돌은 정책 효과를 반감시키고 나아가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스스로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가장 심각한 '엇박자 정책'이 이어지고 있는 곳은 바로 주택공급 확대 및 주택거래 활성화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국토부와 금융당국, 국토부와 국회다.

국토부는 주택공급 기반 확대와 전세난 해법으로 주택거래 활성화에 주택정책의 초점을 두고 있지만 국회는 규제완화 정책의 부작용을 우려하며 계속해서 법 개정에 발목을 잡고 있고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부실화 방지라는 정책목표 달성에 매달리고 있는 형국이다.

■엇박자 정책에 시장만 혼란

국토부가 추진 중인 주택시장 활성화 관련 법안 개정작업이 국회에서 거의 먹히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관련 정책 시행이 표류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열린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에서 주택법, 보금자리주택특별법, 한국토지주택공사(LH)법 개정안에 대한 심의가 이뤄졌지만 여야 간 입장 차로 결국 계류됐다. 이들 법안이 통과되지 못함에 따라 주택공급 기반이 더욱 취약해지고 이로 인해 주택시장 불안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에서는 주택거래 활성화와 공급 확대를 위한 정책수단인 분양가상한제 폐지를 집값 앙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야당 측에서 가로막고 있다. 보금자리주택 안정적 공급을 위한 보금자리주택특별법 개정안도 민간건설사에 대한 특혜로 LH의 자체 구조개선 노력 강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며 가로막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포함된 부동산대책도 벌써부터 시장에서 약발이 먹히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수도권 분양권 전매제한기간 완화의 경우 분양가상한제 폐지와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데 분양가상한제 폐지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어서 정책효과가 반감될 것으로 우려된다.

더구나 정부가 부동산 활성화대책을 쏟아내더라도 총부채상환비율(DTI)과 같은 금융규제, 금리 인상, 불확실한 경기 등의 변수가 주택경기에 치명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9일 가계부채 연착륙 종합대책을 내놨다. 종합대책 가운데 정부는 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증가 규모를 줄이기 위해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내줄 경우에도 채무자 상환능력을 확인토록 했다. 이로써 서울과 수도권에만 DTI를 적용해 왔지만 앞으로는 나머지 지역에서도 담보만 있고 원금 상환능력이 없는 사람은 대출을 거절당하거나 대출 규모가 줄어드는 사례가 확산될 전망이다.

문제는 금융위가 추가로 고강도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 검토될 대책으로 DTI 적용대상 확대, 은행 예대율 준수비율(현행 100%) 하향 조정, 가계대출 적정 수준 초과 시 초과분의 일정액을 준비금으로 적립 등이다.

■상위 정책이념 정립 시급

전문가들은 부처나 국회 등 저마다의 정책목표를 내세워 '자기 갈 길'만 걷고 있는 현 상황을 공통된 목표를 정해서 하나로 모으는 상위 개념의 정책이념을 확립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주택시장의 최대 현안이면서 선순환구조를 정립하기 위한 '내수활성화 정책'으로 상위 개념을 정하고 여기에 각 부처의 정책목표를 다시 설정하고 정책별 상호 시장영향 등을 면밀히 따져서 시행하면 정책 간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800조원에 달하는 가계빚을 줄이는 데 집중된 거시경제정책 기조에서 벗어나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을 핵심 과제로 포함하는 등의 방향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당연히 시장에 풀린 유동성 과잉 문제에 선제 대응하는 기조가 중요하지만 이를 지나치게 강조할 경우 '자산 디플레이션→대출 부실화→금융위기→경제위기'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재룡 수석연구원은 "일단 가계부채가 워낙 심각하다 보니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조치는 당연하다. 지금부터 대출관련 리스크관리를 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뒷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며 "다만 금융시장 안정은 유지하는 기조에서 나머지 부동산 관련 규제는 하루빨리 푸는 게 순리"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지금까지 내놓은 각종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 타이밍상 늦게 나와 시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전방위적인 규제 완화가 아니면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email protected]김관웅 조창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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