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진단] 단말기 보조금 공시 의무화법 9월국회 ‘뜨거운 감자’
정부·여당이 강력 추진 중인 '단말기 보조금 공시 의무화법'이 9월 정기국회에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 법안은 일반 이용자의 가입유형에 따른 보조금 차별 제공을 금지하고 보조금 지급의 전제조건으로 고가요금제나 부가서비스 의무 사용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러나 관련 시장 전체를 하향 평준화시킬 수 있다는 업계의 우려 속에 단말기 유통점 종사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입법 추진에 난항이 예상된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9월 정기국회에서 단말기 보조금 지급 상한 설정 등을 골자로 한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안'을 1순위로 추진할 방침이다.
미방위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조해진 의원은 최근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힌 뒤 "민주당 등 야당과도 큰 이견이 없어 이번 정기국회 통과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제정안은 이동통신사업자, 대리점 또는 판매점이 번호이동이나 기기변경 등 가입유형과 요금제, 거주지역 등의 사유로 보조금을 차별해 지급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단말기 보조금이 모든 이용자의 요금 수익을 바탕으로 재원이 마련되는 것에 비해 보조금 지급이 일부 이용자(번호이동 중심)에게 집중되면서 시장 왜곡을 일으킨다는 판단에서다.
또 이동통신단말장치별 지원금의 지급 요건 및 내용에 대해 공시토록 했다. 이는 일반적으로 단말기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고가의 요금제 의무약정 등을 강제하고 있어 통신 과소비를 일으킨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로, 사실상 '단말기 가격 정찰체'와 유사한 결과를 낳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최근 한 시장조사기관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지난해 기준 전 세계 국가 중 단말기 교체율 1위를 차지하는 등 이동통신사업자의 과도한 보조금 경쟁 과열은 일부 이용자들의 빈번한 단말기 교체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정안은 특히 보조금을 미끼로 비싼 요금제나 일정기간 의무 사용 등을 강제하는 개별 계약을 제한하고 있다. 아울러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 때 이용자가 단말기 할인과 요금 할인 중 택일할 수 있는 '분리요금제'를 도압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새누리당 조해진 의원이 제정법으로 보조금 문제 해법을 모색 중인 가운데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휴대폰 보조금을 출고가의 30% 수준으로 제한하고, 가입을 해지한 소비자에게 위약금을 부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보조금 문제 해결에 여야가 같은 모양새를 취했지만 각론 부분에서 추진 방식에 일부 차이가 있다.
전 의원실 측은 "기존 제조사 장려금과 통신사 보조금 정책이 가계 통신비 부담을 높이고 있다는 점에 따라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이 같은 법안을 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나 정치권이 사적계약의 내용이나 형식을 직접적으로 규제하고 감시를 강화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신규가입자 유치를 위한 사업자의 마케팅 전략으로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는 측면이 있는데 정부가 이를 인위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영업활동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더구나 이번 제정안이 시행될 경우 사업자 간 가격 담합이라는 부작용도 낳을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회 미방위 관계자는 "지원금 공시제도의 효과와 관련해 공시 보조금의 수준을 경쟁적으로 인상하거나 사업자 간 담합 유발 등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면서 "고가 요금제를 선택하는 이용자에 대해 사업자가 일정한 혜택을 주는 것까지 법으로 금지하는 것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김미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