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SNS 범죄에 멍드는 한국] (2) 사진·신상 통째로 털어 타인행세 하기도

권병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 최모씨(39·여)는 지난해 말 지인으로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돈을 빌려달라는 요청을 받고 별다른 의심 없이 두 차례에 걸쳐 총 315만원을 보냈다. 며칠 후 돌려주기로 했던 돈이 입금되지 않자 최씨는 해당 대화창을 열었지만 대화명은 '알 수 없음'으로 떴다. 최씨는 지인에게 곧바로 전화했지만 해당 SNS에 문제가 생겨 한동안 접속하지 못했다는 말을 들었다. 놀란 최씨는 경찰에 신고했고 확인 결과 최씨의 개인정보는 누군가에 해킹된 상태였다. SNS에는 사용자 e메일과 비밀번호,지인들의 목록 등이 고스란히 저장돼 있었다.

쉽고 간편하게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SNS는 사용자의 프로필에서 제공되는 개인정보를 기반으로 한다. 그런데 앞의 사례처럼 최근 이런 SNS의 개인정보가 외부로 유출되면서 범죄에 이용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누군가 내 정보를 허락 없이 들여다보고 이를 범죄의 먹잇감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카드사들의 개인정보 유출로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에서 SNS가 이런 2차 피해를 확산시키는 범죄 수단으로의 악용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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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개인정보 유출 통로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윤해성.박성훈 연구팀은 최근 발간한 'SNS 환경에서의 범죄현상과 형사정책적 대응에 관한 연구자료'에서 SNS 계정에 들어 있는 개인정보와 SNS를 통해 공유하는 사생활 정보 등은 다른 웹 서비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안성이 취약해 쉽게 외부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4일 연구팀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트위터.싸이월드·카카오스토리 등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SNS 대부분이 위치서비스와 연동돼 있다. 특히 스마트폰으로 SNS를 이용할 경우 자신의 위치 정보가 SNS 앱을 통해 다른 이용자에게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다. 트위터의 경우 트윗한 내용들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익명의 다른 사람들에게 무방비로 퍼져 나가기 때문에 자신과 관련된 글이나 사진을 무턱대고 올릴 경우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쉽다. 예를 들어 SNS를 통해 누군가가 "어디로 얼마 동안 여행을 간다"라는 글을 올리면 이를 본 절도범이 이 집을 범행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윤 연구위원은 "SNS를 통해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좁은 의미의 개인정보를 빼돌리는 것은 애교에 불과하고 요즘은 아예 다른 사람의 사진이나 신상을 통째로 빌려 타인 행세를 하다 적발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며 "SNS에 가입하고 이용할 때에는 항상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업체 모두 정보유출 주의

전문가들은 SNS상의 개인정보가 유출·악용되는 피해를 줄이려면 평소 SNS에 올리는 개인 정보의 양과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 방안으로 SNS상의 개인정보 공개 범위를 설정할 때 '전체 공개'보다는 비공개 설정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 SNS의 개인정보는 회원탈퇴 후에도 저장·공개되는 만큼 해당 정보 제공자에게 불필요한 정보는 삭제해 줄 것을 요청해야 한다.

아울러 SNS 서비스 업체에 대해서도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책임과 의무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윤 연구위원은 "SNS 운영 업체에서 수집·이용하는 개인정보의 경우 현행 정보통신망법의 적용을 받지만 기타 사생활 정보는 관련법 규정을 적용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이 부분을 업체들이 중점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업체들이 해킹 및 악성코드 차단, 불법스팸, 명예훼손 등에 대한 모니터링과 필터링 체계 등 기술·관리적 보호조치를 강화하는 동시에 SNS에 공개한 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할 경우 이용자의 의사에 따라 공개된 정보를 파기할 수 있는 방안 등 제도적 보호장치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email protected] 권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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