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업계·정책

완성차 업계 “車 복합할부금융 폐지” 요구 공식화...산업부에 건의

박하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자동차를 살 때 소비자들이 흔히 이용하는 복합할부금융을 두고 완성차업체들이 '폐지해달라'는 요구를 공식화했다. 16일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업체 5인방은 최근 수수료 부담이 급증하는 등 부작용이 크다는 판단 하에 협회를 통해 산업통상자원부에 복합할부금융 폐지를 건의했다. 협회관계자는 "자동차 회사들의 가맹점 수수료 부담을 증가시켜 수익성 감소와 경영 부담 가중 등 많은 문제점을 유발하고 있다"면서 "자동차 회사들의 정상적인 마케팅 활동과 조직 관리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온다"고 주장했다.

복합할부금융은 자동차를 사는 고객이 캐피털사의 할부를 이용하는 중간 과정에 카드사가 개입된 상품이다. 소비자가 자동차 대리점에서 신용카드로 대금을 결제하면 결제액을 할부금융사가 대신 갚고 고객은 할부금융사에 매달 할부금을 낸다. 이 과정에서 자동차 회사는 카드사에 1.9%의 가맹점 수수료를 내야 하며 카드사는 자동차회사로부터 받은 가맹점 수수료의 0.2%를 고객에게 캐쉬백 형태로 지급한다.

문제는 복할할부금융 시장 규모가 커질 수록 자동차 업체가 카드사에 내야하는 수수료 액도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복합할부금융 시장 규모는 2005년 도입된 이후 2010년 8654억원, 작년에는 4조5906억원으로 증가했다. 3년새 5.3배가량 늘어난 셈인데 자동차들이 카드사에 내는 수수료 역시 2010년 164억원에서 지난해 872억원으로 역시 5.3배 증가했다.

완성차업계는 수수료 부담이 커지면서 정작 고객을 위해 써야 할 판매 관리비가 축소되는 등 정상적인 마케팅 활동에 타격을 받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객이 캐피털사로부터 직접 돈을 빌리면 되는데 굳이 카드사를 끼워넣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복합할부금융에서 카드사가 신용 공여나 위험 부담 감수 등 뚜렷한 역할을 하지 않는데 수수료만 챙겨간다는 논리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원래는 카드사와 캐피털사가 소비자의 할부 부담을 낮춰준다는 차원에서 기획됐지만 실제로 소비자가 얻는 이득은 미미하고 수수료 부담만 생겼다"며 "이는 결국 차값에 반영돼 자동차 가격만 올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장 강하게 폐지를 주장하는 곳은 현대차그룹이다. 현대자동차 할부금융시장은 줄곧 현대캐피탈이 독점하다시피했지만 2010년 삼성카드와 중소캐피털이 진출하면서 비중이 줄고 있다. 실제로 현대캐피탈의 현대기아차 할부금융 점유율은 2011년 86.6%에서 지난해 74.7%로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재계 경쟁자인 삼성의 배를 불리는 시스템을 더이상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면서 "나머지 완성차 업체들 역시 수수료 절감 차원에서 동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현대자동차가 자사 직영 대리점에서 중소형 캐피털사 영업을 허용하면 복합금융할부를 폐지하겠다고 제안한 상태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 복합할부금융 폐지 방침을 정했다가 중소캐피털사의 반발로 유보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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