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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9·1대책' 이후 찾은 서울중앙지법 경매법정

파이낸셜뉴스

#. "입찰에 참여한 27명은 앞으로 나와 주세요." 2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경매10계 입찰법정. 경매를 진행하는 판사의 말이 끝나자마자 법정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무려 27명이 응찰한 매물은 한 번 유찰된 바 있는 상도동 아이파크 아파트(전용면적 84㎡). 낙찰가는 4억4799만9999원으로, 감정가 4억6000만원과 비교하면 낙찰가율 97.4%에 달했지만 단 100만원 차이로 낙찰자가 결정돼 눈치 보기가 치열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9·1 부동산대책 이후 경매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실거주 목적의 응찰자가 늘어나면서 낙찰가율이 치솟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오름세를 회복하면서 4~6개월 전 감정가격에 진행하는 경매 시장에 수요자가 몰리고 있는 것. 이날 입찰법정에서도 실거주를 위해 아파트를 구하러 나온 응찰자를 쉽게 만나볼 수 있었다.

■낙찰가율 90% 상회, 10억 넘는 아파트도 낙찰

입찰이 시작되는 오전 10시. 경매시장이 활기를 띤다는 이야기가 무색하도록 법정에는 빈자리가 많았지만 입찰 마감시간이 다가오자 100여명이 법정을 메웠다.

이날 경매 진행 아파트는 총 13개지만 기일이 변경된 1건을 제외한 12개 물건이 응찰을 기다렸다. 낙찰된 것은 6개. 단독입찰로 낙찰 기회를 얻은 한 경매참여자의 실수만 없었다면 50%가 넘는 매각률을 기록할 만한 열기였다.

법정에는 투자보다 실거주 목적의 경매 참여자가 대다수로 보였다. 특히 절반가량이 20~30대 젊은 층이었다.

가장 주목받은 상도 아이파크를 낙찰받은 응찰자 역시 30대 신혼부부. 이들은 "전세를 살고 있는데 아직 계약기간이 남아 경매를 통해 집을 구해보려 참여했다"며 "고민 끝에 응찰가를 적었는데 단 100만원 차이로 낙찰돼 기쁘다"고 전했다.

이날 낙찰된 아파트 대부분은 시세와 큰 차이 없는 가격에 낙찰됐다. 거래된 6개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은 92.9%, 80% 이하 낙찰가율을 기록한 물건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상도동 아이파크 아파트만 해도 전용면적 84㎡ 기준 4억3000만~4억80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고 급매물인 경우 4억2000만원에도 나와 있다.

이날 입찰에 참여했던 최모씨는 "물건을 분석한 결과 4억원 정도면 투자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는데 생각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돼 놀랐다"며 "최근에는 거의 시세와 비슷한 수준으로 경매가 진행돼 예전보다 낙찰받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10억원이 넘는 고가 아파트도 주인을 찾았다. 임모씨는 "이사를 해야 하는데 알아봤더니 매물이 없었다"며 "지금 살던 곳 인근에 경매매물이 나왔다고 해 응찰했다"고 전했다. 그는 감정가 12억5000만원인 서초동 신동아아파트(전용면적 166.1㎡)를 10억6659만여원에 낙찰받았다.

■"85㎡ 이하는 실거주층, 이상은 투자자"

전문가들은 경매시장 트렌드가 점차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아파트는 85㎡를 기준으로 중소형은 내 집 마련을 위한 실거주층이, 중대형은 시세차익 등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각각 접근하고 있다는 것.

지지옥션 이창동 선임연구원은 "중소형 아파트는 전세가 상승으로 인한 수요증가, 90%를 상회하는 평균낙찰가율 등으로 시세가 상당부분 경매시장에 반영돼 있다"며 "경쟁이 치열하고 응찰자도 늘어나 수익을 기대하기보다는 실거주를 목적으로 한 전세세입자를 중심으로 본인이 잘 아는 지역에서 경매에 참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중대형은 중소형에 비해 아직 낙찰가율이 낮다"며 "저금리 기조에 대출 가능한 금액도 늘어난 만큼 아직 투자 메리트가 있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이정은 기자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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