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생생 정치 인사이드] 믹타·태평양동맹 등 지역협력체 통해 내 편 만들기 총력

파이낸셜뉴스

[생생 정치 인사이드] 믹타·태평양동맹 등 지역협력체 통해 내 편 만들기 총력

한국 외교가 중견국 협의체를 기반으로 한 외교력 강화 필요성에 주목하고 있다. 세계 무대에서 '내 편' 만들기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성공적인 사례로 흔히 주요 7개국(G7)이나 브릭스(BRICs), 주요 20개국(G20) 정도가 꼽힌다. 한국의 경우 미국·중국·일본·러시아 4강은 물론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단일국가로는 영향력이 그리 크지 않은 중견 국가들과도 공조를 강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세계 이슈에 대한 우리의 목소리를 내고, 더 나아가 한반도 이슈와 세계 시장에서 지위를 높여가고 있는 한국 산업 등에 대한 협력국의 지지를 얻는다.

실제로 믹타(MIKTA·멕시코, 인도네시아, 터키, 한국, 호주) 결성을 주도한 데 이어 카리브국가공동체(CELAC) 및 한-태평양동맹(Pacific Alliance), 중유럽의 한-비세그라드그룹(Visegrad Group), 걸프지역의 한-걸프협력이사회(GCC·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합, 오만) 등 지역협력체와의 대화 채널을 다져나가고 있다.

■세(勢) 키우는 중견국 협의체

국내 외교 전문가들은 우리가 참여하는 협의체들이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상황에서도 글로벌 이슈에 대한 한국의 목소리를 높이는 데 그만큼 큰 역할을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주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69차 유엔총회 역시 한국이 중견국가들과 한데 어울리며 외교력을 끌어올리는 자리였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지난 25일(현지시간)과 26일 뉴욕에서 한-노르딕(Nordic) 외교장관회담, 한-걸프협력이사회 외교장관회담을 가졌다.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등 5개 노르딕 국가들은 동일한 역사와 문화, 지역적 연대성을 바탕으로 1950년 초부터 노르딕 카운슬(Nordic Council)이란 지역 협의체를 구성, 공동의 가치를 키워오고 있다. 올해 처음 열린 한-노르딕 회담은 이 협의체 회원국들이 마침 뉴욕을 방문한 윤 장관을 초청하면서 이뤄졌다. 회담에서는 지역정세와 북극협력, 기후변화 대응 등에 대한 협의 내용이 오고 갔다.

이어 열린 한-GCC 외교장관회담은 지난해 유엔 총회 당시 최초로 개최된 한-GCC 트로이카 회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다. 윤 장관은 이들 국가와 한반도 문제는 물론, 중동 정세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에서는 우리가 주도 중인 제3차 믹타 5개국 외교장관회의가 열리기도 했다. 믹타는 특히 이번 회의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이 국제사회 전체에 도전이 되고 있는 상황을 우려하며 세계적인 지원 움직임에 적극 참여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어 오는 11월 호주 G20 정상회의에서 비공식 회의를 추진하기로 하고 내년 상반기 중 우리나라에서 4차 외교장관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강선주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제 창설 2년차에 접어든 믹타는 강대국의 참여 없이도 한국의 주도 아래 목소리를 낸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라며 "세계 무대에서 믹타의 역할과 영향력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여타 협의체들도 있는 걸로 안다. 앞으로도 모멘텀을 잃지 않고 꾸준히 유지되도록 잘 꾸려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치 넘어 경제적 실리도 챙겨

앞서 우리나라는 지난 7월 체코, 헝가리, 폴란드, 슬로바키아 등 중·동부유럽 4개 나라와 회담을 가졌다. 이들 국가가 속한 국가 간 지역협의체 '비세그라드 그룹'과 한국이 첫 외교장관회의를 연 것.

당시 회의에서 윤 장관과 중유럽 4개국 외교장관 및 수석대표는 첫 회의임에도 한-비세그라드 그룹 간 협력 비전과 방향을 정할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협력사업에 대한 합의를 끌어내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이들 국가와 손발을 맞추는 작업은 외교뿐만 아니라 경제분야에서도 실질적인 협력을 추진해 나가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비세그라드 그룹은 유럽 내 한국의 두 번째 교역대상이자 세 번째 투자대상 지역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 등의 현지 생산기지가 이 지역에 들어서 있다. 유럽에서 한국산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커짐에 따라 함께 높아지는 시장 견제 등으로부터 방어하는 차원에서도 협의체의 역할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외교부는 이 협의체와 손잡고 동유럽 개도국에 대한 개발협력 분야 지원을 수행하는 비세그라드펀드(IVF)와 협력 약정을 체결하는 한편 국민들 사이의 교류를 늘리기 위해 문화축제 개최, 공연단 파견 등의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예전엔 동유럽 지역의 한 개 국가와도 회담다운 회담을 하는 것이 좀처럼 쉽지 않았다"며 "하지만 이 지역에서 삼성이나 현대 등 우리 기업들이 작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어 한국의 위상이 전과는 확연히 달라졌음을 느낀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김유진 기자

■중견국 협의체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을 제외한 중소규모 국가들이 정치·경제협력은 물론 다양한 현안을 중심으로 국제사회에서의 공조를 도모하는 모임.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