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보다 힘든 '장기전세아파트' 내년도 물량 확보 불투명 ... 재건축이 관건
계속되는 전세난으로 인기를 더해가고 있는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의 공급 물량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서울시 산하 SH공사가 공급하는 장기전세주택은 임대주택의 하나로 통상적으로 서울시가 부지를 확보해 직접 공급하거나 재건축 사업때 용적률을 올려주는 대신 임대주택으로 회수하는 방식으로 공급해왔다.
그러나 서울시에서 대규모 택지개발을 통해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땅이 없는데다 최근 수년간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하면서 공급 물량을 확보할 길이 없어진 것이다. 더구나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등 관련법의 국회통과도 지연되면서 재건축 시장이 더 얼어붙고 있어 서울시는 내년 공급물량조차 계획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775가구 공급 ... 예년 12.8% 수준
8일 서울시, SH공사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올해 서울에서 장기전세주택을 775가구 공급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6066가구와 비교할때 고작 12.8%에 달하는 물량이다. 지난해 마곡지구에서 대규모 공급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물량 감소가 뚜렷하다.
장기전세주택은 서울시와 SH공사가 제공하는 임대주택의 하나로 인근 전세가격 시세의 80%를 부담하면서 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어 수요자들의 인기가 높다. 하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턱없이 부족해 예비청약자 사이에서는 '로또'라고 불리울 정도다.
실제 지난 10월 진행된 제 28차 장기전세주택 1순위 청약신청 결과 474가구 모집에 8905명이 몰려 평균 18.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 1월 제26차(11.0대 1)와 6월 제27차(14.2대 1)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서울 서초구 우면동 서초네이처힐 3단지 전용면적 59㎡ 경우 1가구 모집에 308명이 청약해 308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장기전세주택의 신규 공급이 더욱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선 그 근거로 서울시가 추가 개발할 수 있는 택지지구가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금까지 공공택지 내 조성되는 주택이 전체 장기전세주택 공급의 90% 가량을 책임져왔지만 이제는 대규모 개발부지가 없다는 것이다.
■"관건은 재건축 매입형 물량 확보"
그러나 서울시는 시유지를 활용한 주택 건립이 적더라도 장기전세주택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시장 여건에 따라 물량이 다소 들쑥날쑥하기는 하지만 공공에서의 전세 공급은 분명 필요한 정책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재건축 과정에서 서울시가 사들이는 매입 물량이 장기전세주택 물량 공급의 핵심이 될 전망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게 현실이다. 재건축 시장이 얼어붙어 이를 통한 공급도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서울시 임대주택과 관계자는 "과거 장기전세주택의 공급원은 대규모 택지개발 사업이었지만 더이상 보금자리택지지구 신규 물량이 확보되지 않는 상황에서 앞으로의 물량 공급은 재건축 시장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며 "고덕 강일지구나 위례, 마곡지구 등의 택지개발지구가 남아 있긴 하지만 가락시영이나 둔촌주공, 개포시영 등의 재건축 여하에 따라서 앞으로의 장기전세주택 공급물량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재건축 매입형 장기전세주택의 물량 확보가 필요한 만큼 재건축 규제 완화를 통한 시장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에서 재건축 연한 완화 등 재건축 시장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지만 서울시가 사실상 연한 조건 완화를 받지 않으려고 한다"며 "시장 분위기상 재건축 규제를 조금만 완화해도 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심 교수는 이어 "재건축 사업성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장기전세주택 물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재건축 관련 규제를 완화해 시장 자체 분위기를 살리는 게 중요하다"며 "재건축 시장 전체의 물량을 늘리되 각 단지별 물량은 일정 수준 이하를 유지하는 게 사업성을 지키면서 장기전세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자문팀장은 "재건축,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현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국회에서 계류 중인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폐지안, 분양가상한제 탄력운영 등 관련 규제를 풀어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email protected] 김은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