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건국대병원, 통증 없는 하지정맥류 치료길 열려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2.17 17:22

수정 2014.12.17 22:20

최첨단 혈관 초음파 사용, 1~2㎜ 절개로 주사 치료
일상생활 복귀도 빨라져 시술 후 재발률 1% 이하


건국대병원 영상의학과 박상우 교수(왼쪽 첫번째)가 하지정맥류 환자에게 최첨단 혈관초음파를 이용해 시술을 하고 있다.
건국대병원 영상의학과 박상우 교수(왼쪽 첫번째)가 하지정맥류 환자에게 최첨단 혈관초음파를 이용해 시술을 하고 있다.


40대 교사인 김 모씨는 몇 년 전부터 밤에 자는 도중에 다리에 쥐가 자주 나기 시작했다. 또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묵직하고 터질 것 같이 피곤했다. 병원을 찾은 김 씨는 '하지정맥류' 진단을 받았다. 이 질환은 김 씨처럼 주로 서서 일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 많이 발생한다.



건국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 박상우 교수는 17일 "하지정맥류는 다리의 혈관이 울퉁불퉁 튀어나와야 질환이 발생했다고 생각하지만 사람에 따라 티가 나지않는 경우가 있다"며 "잠을 자다 쥐가 나는 사람 3명 중 1명은 하지정맥류를 일으키는 피의 역류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하지정맥류는 혈액순환장애

하지정맥류는 발 끝부터 심장 쪽으로 흘러가야 하는 피의 일부가 상대적으로 압력이 높은 심부정맥에서 표재정맥으로 역류하면서 장딴지의 피부 쪽 혈관에 피가 고이고 이로 인해 혈관이 늘어나는 증상을 보인다. 주로 종아리 윗부분의 혈관이 보기 흉하게 튀어나오는 일종의 혈액순환장애이다.

오랜 시간 서서 일하는 사람에게서 자주 발생하며 일반적으로 남자에서 10~23%, 여자에서 29~39% 발생빈도를 보인다.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황재준 교수는 "하지정맥류는 미용상으로 보기에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정맥혈압이 높아지면서 다리가 아프고 붓는다"며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피부의 궤양, 심부정맥혈전 등의 심각한 증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하지정맥류 치료 전(왼쪽)과 후
하지정맥류 치료 전(왼쪽)과 후

■통증 줄인 혈관초음파 치료도

하지정맥류의 치료는 혈관의 역류에 의해 늘어난 표재정맥을 없애는 것이다. 다리가 저린 경우에는 표재정맥만 없애도 효과가 있다. 이 시술은 초음파 기기를 사용해 심장으로 향하는 심부정맥에서 피가 거꾸로 흐르는 부분을 찾아레이저 또는 고주파로 막아서 정맥류의 자연적 소멸을 유도한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 정맥류 가지 전체를 깨끗이 제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혈관이 울퉁불퉁 튀어나온 경우에는 남아 있는 정맥류 가지에 주사로 약물을 투여해 혈관을 굳히는 경피적 경화술을 시행하거나 정맥류 자체를 직접 갈고리로 제거해야 한다. 최근에는 정맥류와 정맥류 가지를 한번에 시술해 통증을 줄인 치료법도 시행되고 있다.

건국대병원에서는 최첨단 혈관초음파를 사용해 화면으로 혈관을 보면서 시술한다. 이 시술은 정맥레이저 또는 고주파로 정맥류를 막는 동시에 늘어나 있는 정맥류 가지 속으로 초음파를 보면서 공기와 경화제를 일정 비율로 혼합한 거품형태의 특수 경화제를 주입한다.

이 시술법은 수술이 필요없고 1~2mm의 작은 절개만으로 치료를 마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이 때문에 일상생활로 빨리 복귀할 수 있고 통증이 기존 치료법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박상우 교수 연구결과, 거품형 경화제 주입한 혈관초음파 시술 300건 이상을 1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99% 이상이 재발하지 않는 좋은 치료 성적을 보였다.

■발목 위 아래로 자주 움직여주면 좋아

하지정맥류를 예방하려면 평상시 발목을 자주 위 아래로 움직여주고 제자리 걷기 등을 하면 좋다. 이 운동은 장딴지 근육을 수축해 피의 흐름이 원활해도록 만들어준다.

쉴 때나 잠잘 때는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리는 자세를 취하면 피가 심장 쪽으로 보다 원활하게 흐르면서 증상이 좋아진다. 하지만 앉을 때는 다리 혈관이 눌리지 않도록 다리를 꼬지 않는 것이 좋다.


박 교수는 "평상시 걷기, 자전거 타기 등의 운동을 꾸준히 해 하체 근육을 튼튼히 하는 것도 하지정맥류 예방에 지름길"이라며 "하지만 뜨거운 찜질은 혈관이 확장되면서 일시적으로 증상이 좋아지는 듯 보이지만 늘어난 혈관이 더 늘어나 결국엔 악화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