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추운 겨울 정전기 발생, 건강에 문제는 없나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춥고 건조한 겨울에는 정전기가 자주 발생할 수 있다. 유난히 정전기가 많이 일어난다면 '물'이 필요하다는 신호다. 피부가 거칠어지고, 입술이 트고, 모발이 엉키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던 사람이라도 이러한 정전기 신호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한림대성심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주영수 교수는 2일 "갑자기 추워지고 건조해진 날씨가 되면 급박하게 우리 몸에서도 물이 말라 '수분'을 요구한다"며 "커피를 자주 마시거나 연말 술자리가 늘어나면 수분 부족으로 잦은 정전기가 일어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전기는 말 그대로 정지돼 있는 전기다. 물체가 마찰 등 외부의 힘을 받으면 전하를 띠게 된다. 전하가 어느 한 곳으로 몰리면 양(+) 또는 음(-) 전하를 띤다. 이 전하들이 전깃줄과 같은 도체를 타고 흐르는 것이 전기이고, 어떤 물체의 한 곳에 머물러 있는 것이 정전기이다. 겨울철에 자동차 문을 잡는 순간 찌릿하게 오는 전기적 자극이나 고무풍선을 머리에 비벼대거나 스웨터를 벗을 때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현상들이 바로 이 정전기가 흐르는 현상 때문이다.

여름철에는 전하가 축적되기 전에 피부를 통해 공기 중의 수분으로 방전되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겨울철과 같이 습도가 낮을 경우에는 대개는 방전이 되지 않고 몸에 쌓이게 된다. 일반적으로 겨울철에는 성인 4명 중 1명꼴로 정전기로 인한 불편을 겪는다. 특히 몸이 건조한 체질인 사람들은 더욱 심하게 정전기가 쌓일 수 있다.

■술과 커피, 정전기 발생 높여

술과 커피는 정전기를 발생 빈도를 높이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술을 마시면 뇌하수체 후엽에서 만들어지는 항이뇨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해 물을 마셨을 때보다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된다. 또 알코올은 이뇨작용을 높이기 때문에 체내 세포에서 많은 물을 배출하게 만든다. 이렇게 배출된 물은 곧바로 방광에 차고 소변이 자주 마렵게 된다. 커피에 들어있는 카페인도 이뇨작용을 일으키는데 카페인의 경우 섭취량의 약 2.5배의 수분을 배출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커피와 술을 자주 마시면 몸에 수분이 부족해지고 정전기가 발생하기 좋은 조건이 되는 것이다.

인체에 축적되는 전압의 한계는 약 3500볼트이며, 손끝에 통증을 느낄 정도의 정전기라면 대개는 3000볼트 이상이다. 정전기가 이처럼 고압인데도 감전되지 않는 것은 전류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전류의 1000~100만 분의 1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정전기 방심은 금물

신체에 큰 자극을 줄 만큼 강하지 않다보니 정전기를 가볍게 생각하기 쉽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피부를 자극해 가려운 느낌을 유발하고 이를 긁게 되면서 염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으므로 피부가 건조한 사람, 피부병이나 당뇨병을 앓는 사람, 노화와 더불어 체수분량이 감소하는 노인 등은 정전기를 예방하는 게 좋다. 또 잦은 정전기는 짜증, 피로감, 불면, 두통,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다. 머리가 빠져 고민인 사람들은 각별히 모발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정전기로 머리가 엉키면 모발이 쉽게 손상될 수 있고, 잘 빠지기 때문이다. 또 정전기로 인해 기계가 고장나거나 화재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간혹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생활 속 간단한 정전기 예방법

습도가 10∼20%인 건조한 날에는 전하가 공기 중에 흡수되지 못하고 그대로 있기 때문에 정전기가 발생한다. 이를 피하려면 실내에 적정습도를 유지해주어야 한다. 건조함을 막기 위해 실내에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젖은 빨래를 널어놓는다. 또 거실에 화분이나 수족관, 미니분수대를 만들어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피부가 건조한 사람은 정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많으므로 손을 자주 씻어 물기가 남아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고 항상 보습로션을 발라 피부를 촉촉이 해주는 것도 좋다.

차를 타거나 내릴 때는 동전이나 열쇠 등으로 차체를 툭툭 건드려 정전기를 흘려보내거나 내리기 전에 차문을 열고 한쪽 손으로 차의 문짝을 잡고 발을 내딛는 것이 좋다. 이는 운전자의 옷과 시트커버가 마찰하면서 생겨난 정전기를 서서히 흘려보내는 효과가 있어 한꺼번에 큰 정전기가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email protected]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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