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진단] 부자감세 역풍·野 반대 해소 총력전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 재추진
지난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던 가업상속공제 확대 방안을 담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이 재추진된다. 지난해 정기국회 본회의에서 여야 원내지도부가 처리에 합의했음에도 여야 의원 상당수가 반대표를 던져 깜짝 부결돼 일부 내용을 수정한 의원입법 형태로 재도전에 나선 것이다.
이번 개정안은 핵심인 가업상속 공제의 뼈대는 유지하되, 부자감세 역풍 우려에 따라 반대표가 속출했던 점을 감안해 사전.사후관리 요건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본회의 통과 확률을 높였지만 법안이 부결된 지 열흘도 안된 데다 부자감세 논란에 대한 여진이 남아 있어 통과 여부를 속단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4일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은 지난달 31일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가업상속공제 확대를 골자로 한 상속세 및 증여세 개정법은 여야 지도부가 합의했지만 새정치민주연합 김관영 의원과 정의당 박원석 의원 등이 토론에서 반대 주장으로 의원들을 설득해 본회의에서 부결됐었다.
이번 상증세법의 가업상속공제 조항은 지난 정기국회 수정안과 마찬가지로 대상 기업의 매출 기준을 현행 3000억원 미만에서 5000억원 미만으로 확대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피상속인 계속경영기준도 현행 10년에서 7년으로 줄이는 방안도 그대로 유지했다.
다만 가업상속공제 사후관리 기간은 지난 정기국회에 제출했던 것(7년)에 비해 현행 10년을 유지하는 것으로 반대 의견을 수용해 한 발짝 물러섰다.
30년 이상 세대를 걸쳐 가업을 경영해온 명문장수기업에 대한 가업상속공제 한도는 정부에서 제출한 것과 같이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확대토록 했다.
또 이번 상속·증여세 법안의 통과를 전제로 만들어진 명문장수기업 주식증여 과세특례 조항이 담긴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도 함께 발의했다. 명문장수기업이 가업의 승계를 목적으로 주식 또는 출자지분을 증여받는 경우에 해당 증여세 과세특례 적용한도를 10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것이 골자다.
이밖에 정부안에도 담겼던 △거주자 범위 확대(1년→183일) △특수관계인 간의 차등배당에 대한 증여세 과세 △인적공제, 금융재산 상속공제, 동거주택 상속공제에서의 공제액 상향 조정 △직계비속으로부터 증여받은 경우의 공제액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확대 등이 이번 개정안에도 포함됐다.
특히 새누리당은 예산부수법안 지정에 따른 거부감과 법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개정안 처리에 실패했다고 보고, 야당과 일부 여당 의원들에 대한 설득 작업을 통해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도 상속·증여세법을 중점 처리 법안 가운데 하나로 꼽으면서 힘을 보탰다.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은 "상속세를 깎아주는 것이 양도소득세까지 깎아주는 것이 아니다"면서 "상속세 감세가 한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기업을 계속 영속시켜 일자리를 유지하고, 더 만들라는 것이기 때문에 상속하는 개인을 위한 법이라고 호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 의원은 "야당에서도 상속세 공제 대상을 확대하는 것에 공감하고 있기에 허심탄회하게 논의해보면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법안 처리를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야당 측은 이번 개정안에 담긴 가업상속공제 확대 방안에 대해 '상속세 무력화'까지 주장하며 반대하고 있어 기재위 조세소위에서의 논의 과정에서의 난항을 예고했다.
개정에 반대하는 야당 의원들은 우선 7년 기업 경영을 가업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매출 5000억원 기준이면 상당수의 기업들의 사주 일가가 상속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더불어 현행 상속 공제 제도를 통해 지난 2012년 58명이 344억원을 받았고, 2013년 70명이 933억원을 공제 받아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 야당 측의 주장이다.
더불어 12월 임시국회의 마지막 본회의가 오는 12일 예정돼 있지만 기재위 조세소위가 아직 회의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는 탓에 이달 중으로 개정안을 처리하려는 정부와 여당의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조지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