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택지지구 아파트, 육교 설치 갈등 왜?
"아이들이 학교 갈 때마다 8차선 도로를 건너야 한다고 생각하니 걱정이 태산입니다. 차량 통행량이 많지 않은데다 통일로IC 인근이기 때문에 차들이 보통 빨리 달리는 게 아니거든요" (경기 고양 삼송우남퍼스트빌 입주예정자)
최근 신도시나 택지지구 아파트를 분양받은 주민들과 지자체, 택지를 조성해 분양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도로 위 육교 설치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다. 어린 초등학생을 둔 입주민들은 자녀들의 보행안전을 위해 육교를 설치해달라고 요구하지만 지자체 등은 미관상 문제 등을 들어 있는 육교도 철거하는 상황인데다 통행량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설치가 어렵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통학 안전 우선" VS "기준 안돼"
28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경기 고양시 삼송지구의 삼송우남퍼스트빌은 오는 9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입주 예정자들은 학생들이 8차로인 통일로를 건너야 신원초등학교 및 신원중학교 등으로 갈 수 있는 만큼 학생들의 통학안전을 위해 육교 설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입주예정자는 "LH는 시간당 통행량 문제, 고양시청은 재정 문제 때문에 육교설치 '불가'라는 답변만 내놓고 있다"며 "안전에 대한 문제인데 통행량 기준과 재정이 왜 문제가 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학생들 통학상 안전문제가 영향을 미쳤는지 통학을 위해 대로를 건너야하는 우리 단지 집값이 맞은편 단지보다 상대적으로 낮다"고 덧붙였다. 실제 고양삼송우남퍼스트빌(전용 113㎡)의 경우 4억2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지만 도로를 건너지 않고 통학이 가능한 고양삼송아이파크(전용 116㎡)의 평균 매매가는 4억6500만원 선이다.
LH 관계자는 "육교를 설치하려면 일일 사용자가 기준 이상이 돼야 하고 입주 예정자들이 육교 설치를 요구하는 도로에 횡단보도가 있기 때문에 신규 설치가 쉽지 않다"며 "입주예정자들은 이것 저것 요구할 수 있겠지만 이미 육교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분양받았고 LH 입장에서는 설치비용 등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대전 도안신도시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지자체, 미관·약자 보행 개선 '철거'
지난해 8월과 3월 각각 입주한 도안신도시 '계룡리슈빌'과 '도안베르디움'의 경우 인근 도솔초등학교를 가기 위해서는 어린이들이 6차선 도로를 건너야 해 입주 전부터 지속적으로 육교 설치를 건의했으나 해결되지 않았다. 인근 D중개업소 관계자는 "아이들이 육교 없이 통학해 불안하다"며 "보행자 중심 동선 구축 등을 이유로 육교는 설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나 부산시 등 많은 지자체는 있던 육교를 철거했고 현재도 하고 있는 상태다. 미관상 보기 좋지 않고 교통약자를 위한 보행환경 개선 및 자전거 이용 시민의 불편 등을 없애기 위해서다.
LH 관계자는 "요즘 미관상 문제로 기존에 있는 육교도 철거하는 게 일종의 사회적 트렌드가 된 상황에서 신규 설치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이정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