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업계·정책

한국타이어, 상주 주행시험장 건립 사실상 무산

파이낸셜뉴스

시장·주민 반대에 '2535억 투자' 없던 일로

한국타이어가 경북 상주 주행시험장 건립을 원점에서 재검토키로 했다. 토지보상 문제 등으로 일부 지역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는 데다 지원을 약속했던 상주시도 입장을 바꾸는 등 사업 추진이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경북 상주공검일반산업단지에 주행시험장을 건립하려는 계획을 보류하기로 결정하고 관련 프로젝트를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국타이어 상주 주행시험장 건립 계획은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앞서 한국타이어는 2020년까지 상주시 공검면 120만㎡에 2535억원을 들여 주행시험장과 시험용 타이어 제조시설로 구성된 '테스트 엔지니어링센터'를 건립하기로 하고 2013년 9월 경북도, 상주시와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상주시는 한국타이어의 테스트 엔지니어링센터 건립을 돕기 위해 2013년 10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주민동의서를 받아 왔다. 한국타이어도 지난해 2월 테스트 엔지니어링센터를 공검일반산업단지로 지정받아 조성하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한국타이어 상주 프로젝트에 이상기류가 흐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6·4 지방선거 때부터다. 전직 시장이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주행시험장 유치에 적극적인 것과 달리 이정백 현 시장은 지방선거 당시 원점 재검토를 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주행시험장에 부정적이었다.

급기야 지난해 9월 12일 주행시험장 백지화를 위한 '한국타이어 주행시험장 유치 반대 공검지역대책위원회'가 발족됐고, 상주시는 주민 반발 등의 이유로 3명으로 구성한 상주공검일반산업단지 조성 TF 활동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상주 지역 관계자는 "지난해 지방선거를 통해 주행시험장이 전·현직 시장 간 정치적 쟁점으로 부상했다"며 "상주시가 약속 파기 명분으로 주민 반대를 내세웠지만, 내막은 선거과정에서 형성된 전·현직 시장 간의 정치적 갈등 때문이 아닌가 하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청정지역 상주시를 보존하기 위해 주행시험장 설립을 무효화해야 한다는 반대측 주민들의 논리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타이어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 건립된 주행시험장에서 발생하는 먼지는 도로에서 발생하는 먼지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문제가 된다면 소음 정도인데 이마저도 방음시설로 완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주 프로젝트가 좌초되면서 주행시험장 설립을 통해 품질을 획기적으로 높이려는 한국타이어의 전략에도 차질이 발생하게 됐다. 현재 한국타이어는 대체지역 물색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대전공장과의 근접성 등을 고려해 상주에 주행시험장을 건립하려고 했는데 상주시가 당초 약속과 달리 입장을 바꾸면서 사업 추진이 힘들어졌다"며 "해외 업체들과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내부에서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병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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