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당명이 뭐길래…'알박기'에서 '위헌' 논란까지

조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정당 명칭을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에서 가시질 않고 있다. 거듭된 당명 세탁 관행은 물론 원외 군소정당이 현재 원내 교섭단체의 과거 명칭을 사용해 이득을 보려한다며 이른바 '알박기' 논란까지 일었다. 최근엔 이를 막기 위해 정당 명칭을 일부 제한하는 정당법 개정안까지 발의됐다. 그러나 일각에선 다양한 민의를 정치에 반영하기 위해 정당 설립에 제한을 두기 보단 신생군소정당의 존립을 더욱 보장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잦은 당명 교체에 따른 논란과 함께 정당 등록에 있어 제한을 두는 현행 규정에 대한 논의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에서의 당명 세탁 관행이 이어지면서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는 군소정당이 늘었다. 이에 유권자의 혼란을 막기 위해 정당 명칭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법에 따라 국민의 세금으로 정당활동을 지원하기 때문에 일정 수준 제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잦은 정당 명칭 변경 관행을 바꿔야 하는 것이 우선이고, 정당 명칭의 제한이나 선거 결과에 따른 등록 취소 규정 등 현재 정당법도 자유로운 정당 활동을 보장하는 헌법에 위배되기 때문에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당명은 굵직한 선거와 맞물려 자주 바뀌었다. 당명의 잦은 교체는 민주당계가 더 심했다. 오랜 시간 야권에 머물면서 숱한 이합집산을 겪었기 때문이다. 한국민주당부터 시작해 지금의 새정치민주연합에 이르기까지 민주당계는 다양한 당명으로 간판을 바꿔달았지만 '민주'라는 단어만큼은 빼놓지 않았다.

새정치연합의 지난 전당대회에서는 당명을 다시 민주당으로 바꾸자는 의견이 나와 당명 개정 논란이 또 다시 일었다. 그러나 현재 원외에서 민주당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정당이 있게 때문에 현재 새정치연합이 '민주당'이란 이름을 되찾으려면 합당이 아니고선 불가능하다.

새누리당도 지난 1990년 3당 합당으로 탄생한 민자당에서 시작해 신한국당, 한나라당을 거쳐 지금의 이름까지 잇따라 이름을 바꿨다. 지난 2012년 새누리당이 당명을 변경한 뒤 한 군소정당이 당명을 한나라당으로 바꿔 선거용 당명 교체라는 논란이 일기도 했었다.

때문에 새누리당 정희수 의원은 정당의 당명 변경 이후 일정 기간 동안 기존 당명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정당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유권자의 혼란을 막자는 취지다.

그러나 헌법에 보장된 정당설립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는 위헌성 문제 제기도 있었다. 다만 판례에서 정당 명칭에 대한 혼동으로 유권자의 선택이 왜곡될 경우 일정 정당명칭의 사용을 금지한 경우도 있어 입법과정에서의 논쟁이 예상된다.

더불어 현행 정당법의 등록 취소 규정에 대해서도 개정 논의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행 정당법은 국회의원선거에서 1석도 얻지 못하고, 지역구 또는 비례대표선거에서 유효투표총수의 2% 이상 득표하지 못한 정당의 경우 등록이 취소되도록 돼 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1월 이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돼 정당설립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위헌이라고 판시한 바 있다. 이에 새정치연합 진선미 정당 등록 취소 조항을 없애는 내용의 정당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현재 소관 상임위인 안행위에 계류돼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정당법을 개정해 정당등록 취소규정을 삭제함으로써 신생군소정당의 존립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독일이나 일본, 영국의 경우 정당등록 취소요건이 없다는 게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이광재 사무총장은 "헌법에서 자유로운 정당활동 보장하고 있는데 정당 등록을 제한하는 것은 위헌적 요소가 있다"며 "다만 정당 활동을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규제 조항 개정에 대한 국민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조지민 김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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