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아파트 전세가율 격차 13%p..호가, 실거래가 들쭉날쭉
지난달 전세가율이 전달보다 0.4%포인트 상승한 70.6%(KB국민은행 시세)를 기록, 1998년 이후 사상 최고치를 갱신한 가운데 발표되는 전세가율 대부분이 매매 호가(呼價)를 반영한 것이어서 시장 혼선을 초래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 매매 거래액 대비 전세가율과는 차이가 큰 경우가 많은 것이다.
파이낸셜뉴스가 18일 랜덤샘플링(무작위 추출법) 방식으로 서울지역 10개 아파트의 호가 대비 전세가율과 국토교통부에 등록된 실제 거래액 대비 전세가율을 비교한 결과(이달 16일 기준, 같은 단지·유사층) 최고 13%포인트까지 차이가 났다.
■전세가율 신뢰..어디까지
서울 성북구 길음동 길음래미안 1단지(최고 20층) 전용면적 59.99㎡는 호가 3억5000만원(저층)에 전세가격 3억2000만원(저층)으로, 전세가율은 91.4%였다. 그러나 국토부 아파트 실 거래가 및 실 전세가를 대입하면 매매가 3억7400만원(5층)에 전셋값 2억9000만원(5층), 전세가율은 77.5%로 13.9%포인트 격차가 났다.
강서구 내발산동 우장산힐스테이트(전용 59.98㎡) 최고 21층 가운데 중층은 호가를 적용했을 때 매매가와 전셋값은 각각 4억6000만원, 3억5000만원으로 전세가율 76.1%지만 국토부 실거래가 적용 시 7층 기준 매매가격은 4억4500만원, 5층 전세가격은 2억원으로 전세가율 67.4%를 기록, 8.7%포인트 낮았다.
최고 18층인 동작구 상도동 엠코타운센트럴파크 중층(전용 84.61㎡)의 호가 기준 전세가율은 매매가 6억8000만원에 전셋값 5억5000만원으로 전세가율 80.9%였지만 국토부 실거래가 기준으로는 12층 기준 매매가 6억8800만원에 11층 전셋값 5억원으로 전세가율 72.7%에 불과했다. 8.2%포인트 낮은 셈이다.
또 용산구 도원동 삼성래미안(전용 59.94㎡)은 최고 22층 가운데 고층은 매매가 4억2000만원에 전셋값 3억3000만원으로 전세가율 78.6%, 같은 단지(전용 84.69㎡) 고층 매매가 5억2000만원에 전셋값 4억원으로 전세가율 76.9%다. 그러나 국토부 실거래가를 적용하면 전용 59.94㎡는 16층 기준 실 거래가 4억1000만원, 22층 실 전세가 2억8800만원으로 전세가율 70.2%로, 호가 반영 전세가율과 8.3%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같은 아파트 전용 84.69㎡도 15층 기준 실 거래가 5억1200만원, 18층 전셋값은 3억5000만원으로 전세가율 68.4%로, 호가 반영시에 비해 역시 8.6%포인트 낮았다.
관악구 봉천동 벽산블루밍, 중구 신당동 남산타운, 서대문구 남가좌동 남가좌삼성1차, 마포구 공덕동 래미안2차, 영등포구 영등포동 영등포푸르지오, 구로구 신도림동 대림e편한세상 4차 등도 최고 3%에서 7%포인트 격차가 나타났다.
■"불가피한 현상"vs"전셋값 부추겨"
이같은 현상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정태희 부동산써브 부동산연구팀장은 "중개업소를 통한 시세정보 수집이 사실상 부동산 시장현황을 통계화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현재 전세가율이 시장현황을 잘 반영한다고 본다"며 "호가와 실거래가 간 차이는 거래시 협상하면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토부가 거래 전체 내역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차이가 큰 것처럼 보이지만 공개되지 않은 거래 중 높은 가격이 있을 가능성이 크고 모든 물건을 조사, 공개하면 큰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는 "부동산정보업체 등이 중개업소로부터 받은 호가정보로 전세가율을 발표, 전세난을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며 "전세 구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호가로 전세가율을 설명하다보니 시장에서 소비자가 느끼는 것보다 다소 높게 보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이사는 "일부 지역 전세가율이 90%를 웃도는 사례가 모든 시장의 현상인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전세가율이 높다는 발표가 이어지면서 전셋값이 올라가는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같은 아파트, 같은 층 등 동일한 조건에서 물건을 비교할 수 없어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며 "수요자들은 호가가 반영된 전세가율 뿐 아니라 실거래가를 적용한 전세가율, 서울부동산광장 정보 등을 두루 확인, 매물찾기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른 관계자는 "국토부 실거래가는 매매 이후 1~2개월 뒤 공개되고 모든 물건이 사실 그대로 공개되는 것은 아니다"며 "따라서 세금부담 때문에 실거래가를 낮춰 신고하거나 급매되는 물량도 있는만큼 다양한 정보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박인옥 김은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