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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진단] 의원 입법 추계서 의무화

파이낸셜뉴스

'법 만들려면 필요한 예산 근거 첨부'.. 무분별한 발의 막는다

예산정책처가 비용추계서 맡아 객관성 확보
상임위 의결로 생략 가능해 유명무실 우려도


[정책진단] 의원 입법 추계서 의무화

국회의원들이 법안을 발의 할 때 소요되는 예산의 근거를 반드시 첨부하도록 의무화되면서 무분별한 법안 발의 관행이 사라질지 주목된다.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이 지난 19일 시행됨에 따라 국회의원이 발의하는 모든 법안은 국회 예산정책처의 비용추계서를 첨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22일 국회 등에 따르면 개정된 국회법에 따라 법안 비용추계 첨부가 필수가 되면서 국회 예산정책처가 맡아 작성을 하면 추계의 객관성을 확보하고, 국가재정건전성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나아가 법안을 발의할 때 재원조달 방안도 함께 입법화하도록 하는 '페이고(Pay-Go)' 원칙 시행도 견인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긴급한 사유가 있을 경우 상임위원회의 의결로 이를 생략할 수 있도록 빠져나갈 '구멍'을 열어놓고 있어 법안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전부터 유명무실화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또 제도 시행에 앞서 업무가 가중될 예산정책처의 인력을 확충하고, 법안 발의 실적이 의정활동 평가에 반영되는 의정활동의 환경 등 현실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날림식 법안발의 관행 제동 기대

이번에 시행되는 국회법 개정안은 예산이 수반되는 법안을 발의할 경우 예산정책처의 비용추계 자료를 포함하도록 한 것이 주요 내용이다.

기존에도 비용추계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지만 의원입법의 경우 미첨부 사유서를 통해 대부분 비용추계 절차를 생략하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다.

특히 의안의 내용이 선언적, 권고적인 형식으로 규정되는 등 기술적으로 추계가 어렵다는 이유(미첨부사유서 제3호)를 가장 많이 제시해 개선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실제 비용추계를 첨부한 국회의원 법안은 지난 17대와 18대 각각 24.0%, 34.8%에 그쳤다. 19대 국회에 들어서도 지난 2013년말 기준으로 29.5%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국회법을 개정해 의원입법의 경우 예산정책처의 비용추계서를 반드시 첨부토록 하고, 위원회 제안법안(위원회안, 대안)이나 위원회에서 수정된 법안을 심사할 때에도 비용추계자료를 첨부하도록 한 것이다.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은 "법률의 제.개정에 따른 소요예산을 예상할 수 있고, 국회 예산정책처의 신뢰성 있는 추계가 이루어져 국가의 재정건전성을 재고할 수 있다"고 개정된 국회법 시행으로 인한 기대효과를 설명했다.

■꼼수 법안제출 부작용 막아야

그러나 일각에선 개정법에 예외로 적용시킬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법안 취지를 살리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법 적용에서 빠져나가기 위한 꼼수들이

만연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회의원이 신속하게 법안을 발의하고 싶은 경우 비용추계요구서를 예산정책처에 제출하는 것만으로도 법안을 발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탓이다.

또 의무 조항들마다 긴급한 사유가 있을 경우 위원회 의결로 이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여야가 합의할 경우 비용추계서가 없이도 법안 발의 절차를 현행처럼 충분히 진행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 한 의원실 보좌관은 "법안을 발의하는 데 있어 고려해야 할 사항이 늘어났기 때문에 발의 법안 숫자가 줄어들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상임위 위원장과 여야 간사 간 합의만 있다면 사실상 비용추계서 없이도 법안 발의가 가능해 제도가 유명무실해질 여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의정활동 환경과 관련기관의 인력 상황 등 현실성을 고려하지 않아 물리적으로 제도를 시행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적잖다.

발의 법안 수가 의원 평가 항목 가운데 하나로 작용해 숫자를 채우기 위해 법안 '베끼기'까지 벌어지는 경우도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또 업무가 가중될 예산정책처 인력 확충 없이 제도가 시행돼 제대로 된 보고서 작성이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와 함께 인력을 늘릴 경우 예산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점도 검토 사항으로 꼽힌다.

이와관련 이완영 의원은 "제도 강화와 함께 국회와 정부의 실행 노력의 중요하다"면서 "국회와 정부가 법안을 발의할 때 내용을 구체화하고,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법안을 심사. 의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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