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공개>디플레 속에서도 의원들 재산은 '증식' 고지 거부 행태도 '여전'
계속된 경기부진에 따른 디플레이션 위기속에서도 국회의원 10명 중 8명은 재산 증식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부동산 가격이 오른 데에서 재산이 불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조사에서도 절반에 가까운 의원들이 부모나 자식 등 직계 존·비속의 재산내역 고지를 거부해 대국민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제도의 취지가 퇴색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81.8% 재산 증가…최고 부자는 '김세연'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6일 공개한 '2014년도 국회의원 재산변동 신고 내역'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재산을 등록한 의원 292명 가운데 239명(81.8%)의 재산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인 2013년도 재산 증가 의원 비율(64.5%)에서 크게 오른 것으로 총선 비용 보전과 선거 채무 상환 등으로 재산이 늘 수밖에 없던 2012년도(71.6%)보다도 높은 수치다. 1억원 이상 재산을 불린 의원도 134명에 달해 전년도(78명)을 압도했으며, 이 가운데 5억원 이상 재산을 증식한 의원도 12명이나 됐다.
새누리당 정몽준 전 의원이 지난해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고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 재산이 780억원대로 줄어들면서 3위에 머물렀던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이 1위로 뛰었다. 김세연 의원은 종전 985억원에서 457억원 늘어난 1443억원을 기록했다. 고(故) 김진재 전 의원의 아들인 김세연 의원은 DRB동일의 최대주주이자 동일고무벨트의 대주주로, 이 두 회사의 보유주식이 증가하면서 유가증권 재산만 1222억원에 달했다.
올해도 2위를 차지한 안철수 의원은 안랩 주식 236만주(1458억원)에서 50만주를 '동그라미 재단'에 기부하면서 재산이 781억원 줄었다.
재산이 1억원에 미치지 못한 의원은 전년도 11명에서 크게 줄어든 4명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황인자·김상민·김한표 의원과 새정치연합 강동원 의원은 모두 '마이너스 재산'을 신고했다.
이번에도 여야 의원들의 재력차는 뚜렷했다. 전통적으로 재력가가 많은 새누리당 의원들의 강세가 이어지면서다.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정당별 평균 재산은 새누리당이 36억7700만원으로 새정치민주연합(19억2600만원), 정의당(4억2200만원)을 월등히 앞섰다.
재산 상위 10위권에도 새누리당 7명과 전 새누리당 소속인 정의화 국회의장이 이름을 올리는 등 여당 의원들 수가 압도적인 데 반해 하위 10위권에 랭크된 새누리당 의원은 4명에 불과했다. 500억원 이상의 재산을 보유한 3명 중에서도 2명은 새누리당(김세연·박덕흠)이다. 다만 2조원대 재산을 보유했던 정몽준 전 의원의 의원직 사퇴로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격차는 전년도보다 크게 줄었다.
■부동산 값 상승이 한 몫…재산 고지 거부 행태는 여전
상당수 의원들이 재산을 불릴 수 있었던 데엔 부동산 값 상승이 한 몫 했다. 전체 292명의 1인당 부동산(토지+건물) 보유가액은 평균 16억1218만원으로 1년 전보다 6895만원 늘었다. 종류별로는 아파트, 상가 등 건물 보유가액이 1인당 평균 4755만원 늘었고, 토지 보유가액도 2140만원 증가했다.
개인별 부동산 보유액은 새누리당 의원들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박덕흠 의원이 259억원으로 1위에 올랐고 정의화 국회의장(217억원), 김세연(210억원)·홍문종(105억원)·심재철(75억원)·류지영(66억원)·장윤석(63억원)·주영순(60억원) 의원 등의 뒤를 이었다. 부동산 증가액 기준으론 정의화 국회의장(20억원), 새누리당 진영(19억원)·신의진(16억원)·홍문종(12억원)·손인춘(11억원) 의원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의원들의 재산내역 고지 거부 행태는 여전했다. 의원 292명 중 37.3%에 해당하는 109명은 부모나 자식의 재산을 신고하지 않았다. 재산 고지 거부율은 재작년 39.6%(295명 중 117명)보다 2.3%포인트 줄었으나 2012년 36.1%(296명 중 107명)나 2011년 31.1%(299명 중 93명)에 비해선 늘었다.
정당별로는 새누리당이 66명(전체 156명 중 42.3%)으로 가장 많았고, 새정치연합이 39명(전체 130명 중 30%)으로 뒤를 이었다. 정의당은 5명 중 3명이 가족의 재산을 공개하지 않았고, 무소속 신분인 정의화 국회의장도 아들 3명과 손주 2명의 재산을 '독립생계유지'라는 이유로 고지 거부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직계 존·비속의 재산은 독립생계를 유지하거나 타인이 부양할 경우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의원들이 직계 존·비속의 재산 고지를 꺼리는 실제 이유가 이들의 재산을 합산해 신고할 경우 전체 재산 규모가 늘어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공직자 재산을 투명하게 공개해 대국민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제도의 취지가 퇴색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email protected] 김영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