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32명의 '특허출원' 도전기
국내 한 고등학교에서 수십명의 학생이 단체로 '특허출원'에 성공한 후일담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9월 24일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불곡고등학교에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다. 대한변리사회 소속 변리사가 초중고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지식재산교육'을 위해 무료 교육을 나온 것. 물론 학생들에게 새로운 일은 아니었다. 학년초부터 시작한 '발명 수업'의 일환으로 이미 여러 명의 '특별 선생님'들이 다녀가셨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의 만남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지도를 맡았던 설인보 보리특허법률사무소 대표 변리사는 "처음에는 특강 차원에서 한국 법률시장과 여기에 속하는 직업들을 알려주기 위해 지도를 나갔다"며 "하지만 이후 학교측에서 '특허출원지도' 요청이 들어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1 학생 1 특허출원'을 목표로 학생들을 지도해 달라는 것이다.
설 변리사는 "학생들 진로나 특허 지도를 위한 단발성 특강은 있지만 이렇게 특허출원을 지도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이들의 '특허출원 도전'은 시작됐다.
이후 여정은 험난했다.
학생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특허청에 대한 준비절차와 행정처리까지 직접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했기 때문이다.
설 변리사와 학생들은 10월부터 12월까지 매주 토요일 학교에서 만나 특허출원을 목표로 머리를 맞댔다. 학생들은 당시를 어떻게 추억하고 있을까.
최근 학교에서 만난 이준의 학생('동전의 무게에 따라 열리는 저금통' 특허출원)은 "생각보다 서류 작업이 많았다"며 "발명이라고 하면 아이디어만 만들면 되는 줄 알았는데 글쓰기 능력이 부족해서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지형 학생('자전거에 부착하는 보색대비를 이용한 연산 데이터 지면 표시기와 그 구동방법' 특허출원)은 "처음에는 특허에 대한 의욕을 갖고 시작했지만 끝날듯하면서 끝나지 않았다"며 "아이디어 구상할때도 막막했고 문서 작성 작업이 어려워 좌절을 경험하기도 했다"고 추억했다.
3개월간 '좌충우돌'하기도 했지만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원하는 성과를 얻지 못한 학생들도 있었지만 처음 32명의 학생들 중 23명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에 걸쳐 특허출원에 성공했다. 학생들은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에 크게 고무돼 있었다.
김지원 학생(자동차 운전자의 시야 확보를 위한 시스템 특허출원)은 "처음에는 매주 주말에 나와야 하고 아이디어도 생각나지 않아 힘들었다"며 "하지만 출원을 마치고서는 후련함과 동시에 내가 정말 큰 일을 해냈구나.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 받는 결과물을 내놓았구나 하는 뿌듯함이 들었다"고 말했다.
설 변리사도 "처음 강의 시작할때는 출원율을 30% 정도로 예상했다"며 "하지만 70% 이상의 학생들이 정상까지 도달했다. 물론 얼마나 특허등록까지 이뤄질 지는 알수 없지만 아이들이 참 대견하고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불곡고등학교는 올해도 2학기부터 학생들의 '특허출원' 도전을 위한 특별활동을 실시할 계획이다.
[email protected] 김호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