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의원들 재산 증식했다는 지적 억울해" 재산고지 거부 행태는?

김영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경기 침체에도 의원들의 재산은 늘었다는 지적과 관련해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한 법안이 제출됐다.

10일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새정치민주연합 박홍근 의원은 정치자금이 오가는 예금계좌를 사적 재산이 담긴 다른 예금과 구분해 등록, 등록대상재산의 총계에서 정치자금을 제외토록 하는 '공직자윤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 6일 제출했다.

박 의원은 법안 제안 이유에서 "정치자금은 순수한 개인재산이 아님에도 개인재산 총액에 포함돼 재산이 실제보다 과장돼보일 소지가 있어 국민이 정치인과 정치를 불신하게 되는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치자금을 의원 개인 재산에 포함시키지 않겠다는 취지다.

실제 박 의원이 공개한 재산현황을 보면 지난해 박 의원 재산은 총 2억2009만8000원으로 전년(8511만원)보다 무려 1억3498만8000원이 늘었다. 본인 소유의 건물이나 자동차 가격이 떨어졌음에도 채무가 줄고 정치자금이 늘었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예금 부문에서 9000만원가량 재산이 증액된 데 대해 변동사유에서 "정치자금 계좌의 기부금 입금으로 인한 일시적인 예금잔액 증가"라고 명시했다. 박 의원 법안에 서명한 의원들 중 박수현·부좌현·유승희·정청래·진선미 의원도 예금증가 사유란에 "정치자금 예금증가"라고 표기했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 3월 19대 국회의원 292명의 재산내역을 공개했을 당시 의원 5명 중 4명이 재산을 불린 것으로 나타나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서민들이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은 것과 대조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2014년이 선거가 있던 해여서 의원들이 모금할 수 있는 후원금 한도가 배로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그동안 의원들 사이에서 재산신고제도에 허점이 많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는 측면에서 이번 박 의원의 법안은 이를 시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자신들의 '억울함'을 해소할 법안은 내놓으면서 정작 '꼼수' 행태를 제한할 장치는 마련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직자윤리법 제12조 4항은 '재산등록의무자 중 피부양자가 아닌 사람은 관할 공직자윤리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자신의 재산신고사항의 고지를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해당 조항을 근거로 지난해 전체 의원 중 37.3%에 달하는 109명이 '독립생계유지' 등의 이유로 부모나 자식의 재산을 신고하지 않았다. 이 중엔 박 의원 법안에 서명한 사람들도 있다. 의원들이 직계 존·비속의 재산 고지를 꺼리는 진짜이유는 이들의 재산을 합산해 신고할 경우 전체 재산 규모가 늘어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재산등록 의무를 부여하는 범위를 확장하거나 재산등록 거부 사유를 제한함으로써 제도의 본래 취지를 강화하는 법안도 여럿 있지만 대체로 그 대상은 정부부처 내지 부처 유관기관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상민 의원은 "매년 공직자 재산신고에서 고지거부율이 30%대에 이르는 등 현행 공직자재산신고의 고지거부 규정이 재산을 은닉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많다"며 고지거부제도 자체를 폐지하는 법안을 발의했지만 검토보고서도 없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회부된 이후 2년 넘게 계류중이다.

[email protected] 김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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